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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 “많이 참아야” 김건희 여사 “많이 배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두 사람이 따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TX 열차 편으로 이날 오후 경남 봉하마을을 찾은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 묘소부터 참배했다. 이어 사저를 방문했는데 권 여사는 현관까지 나와 김 여사를 맞이했다.

환담은 1시간3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여사는 환담에서 윤 대통령이 좌천 인사로 힘들었던 시절에 자신과 영화 ‘변호인’을 보며 눈물 흘린 기억을 꺼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권 여사는 “과거 윤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한 뒤 나와 만난 적이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김 여사는 “국민통합을 강조하신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김 여사는 “국민통합을 강조하신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사진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너(윤 대통령)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라’고 말해 주셨을 것 같다. 국민통합을 강조하신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

▶권양숙 여사=“몸이 불편해 윤 대통령 취임식에 가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정상의 자리는 평가받고 채찍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이 참으셔야 한다. 현충원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빗물을 닦아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윤 대통령 뒤에서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도 너무 잘하셨다.”

▶김 여사=“여사님을 보고 많이 배웠다.”

▶권 여사=“먼 길을 찾아와줘 고맙다. 영부인으로서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달라.”

그러자 김 여사는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듣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권 여사님께서 빵을 좋아하신다’고 했다”면서 빵을 전달했다고 한다. 권 여사는 지역 특산물인 김해 장군차(茶)를 대접하며 노 전 대통령 어록집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 4권을 답례로 선물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5월 중순께 한 호텔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도 만났다고 한다. 김건희 여사는 조만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만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데, 김 여사의 동행 가능성이 크다.

이날 김 여사의 언론 인터뷰도 나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가) 당초 밝혔던 조용한 내조의 범주를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전직 대통령 부인께 인사드리러 가는 게 조용한 내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언론 인터뷰에 대해선 “대통령의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을 살피겠다는 뜻에서 인터뷰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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