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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북 핵실험, 정치적 결단만 남아…한·미, 단호하게 대응"

중앙일보

입력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내셔널몰에 세워진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한 뒤 특파원들과 만났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내셔널몰에 세워진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한 뒤 특파원들과 만났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워싱턴을 찾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핵실험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태로 관측되고 있어 이제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도발할 수 없도록 우리가 억제력을 강화하고 만약 도발했을 경우에는 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1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첫 회담을 앞두고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첫 일정으로 워싱턴 시내 내셔널몰에 세워진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선 "한반도의 엄중한 상황 속에서 북한 도발을 막고, 또 북한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조방안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제 언제 북한이 그런 도발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해 지금 국제사회에선 북한이 계속 도발하는 것보다는 대화와 외교로 문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뉴스1]

박 장관은 북한이 '강 대 강 정면승부 투쟁 원칙'을 천명한 데 대해서는 "참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금 (북한은) '강 대 강' 이런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코로나19 등에 대해 진정으로 고통을 느낀다면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고 할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고통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는 별도의 차원에서, 정치·군사적인 고려와는 별도 차원에서 북한의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전혀 반응이 없다"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남북한이 같이 협력해 경제 발전을 해야 할 분야도 대단히 많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만약 비핵화로 나오면 한국이 경제 협력과 아울러 북한 미래의 번영을 위해 얼마든지 담대한 계획을 추진할 수 있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북한이 그것을 잘 귀담아듣고 올바른 선택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만약 그런 선택을 했을 경우 북한에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많은 인센티브가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추진할 수 있는 그런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의 향후 미국 답방과 관련해 구체적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지난번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윤 대통령을) 미국으로 초청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미국에서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편리한 시기에 시점을 아마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첫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일본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번 전화 통화에서 두 정상이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기 때문에 적절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만 밝혔다.

조태용 신임 주미대사가 12일 미국 워싱턴 레이건공항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조태용 신임 주미대사가 12일 미국 워싱턴 레이건공항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워싱턴에 부임한 조태용 신임 주미대사는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해 있고, 북한의 전술핵 배치 등이 임박해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더는 종이 위에 쓰여 있는 위협이 아니고 우리가 직면한 실질적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조 대사는 입국 후 공항에서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직면한 실질적인 위협이 됐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미국의 확장억제를 바탕으로 한 한·미동맹의 힘을 키워야 할 때"라면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가 있을 텐데, 이런 것들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작계에 북핵 대응 업데이트” 

이와 관련해 "작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작전계획(작계)을 업데이트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연례 안보협의회에서 아마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되는데, 한·미 연합 작계의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대응 태세 강화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방치됐던 한·미동맹의 대비태세 강화라든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유지하기 위한 동맹 현안들을 잘 관리하고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경제 안보 현안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경제안보 동맹, 첨단 기술 동맹으로 첫걸음을 떼었는데 앞으로 이런 새로운 동맹을 표방하는 내용물을 채워나가는 데 있어 대사관이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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