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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이 천만영화…범죄도시2 감독 "손석구-윤계상 다른점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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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장편 데뷔작으로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된 이상용(42) 감독은 “너무 잘 되다 보니 얼떨떨하고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영화 ‘범죄도시2’는 11일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20번째 천만 한국영화가 됐다.

이 감독은 2007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연출팀에 이름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소원’(2013), ‘악의 연대기’(2015), ‘싱글라이더’(2017) 등의 조감독을 지냈다. 2017년 ‘범죄도시’ 1편에 조감독으로 참여, 이를 계기로 1편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으로부터 메가폰을 이어받았다.

'범죄도시2'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이 감독은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연출 철학을 묻는 질문에 ‘배우들’에 방점을 찍은 답변을 내놨다. “관객은 배우들을 보러 영화관에 온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샘솟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이야기 속에 녹여 나가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 '범죄도시2'로 입봉한 이상용 감독은 영화 현장에서 지켜온 철학을 묻자 ″배우들의 샘솟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이야기 속에 녹여 내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2'로 입봉한 이상용 감독은 영화 현장에서 지켜온 철학을 묻자 ″배우들의 샘솟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이야기 속에 녹여 내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여파로 촬영부터 개봉까지 조마조마한 순간의 연속이었을 것 같다.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된 소감은.

“영화가 이렇게까지 잘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 ‘범죄도시3’ 촬영 준비가 한창이라 그런지 더욱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다음 시리즈를 준비해야 하기에 크게 동요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여러 배우, 스태프들이 3년 넘도록 고생한 결과물이기에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된 점은 너무 기쁘다. 다시 한번, 관객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범죄도시2’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었던 전편과 달리 ‘15세 관람가’다. 선정적·폭력적인 묘사가 적어 관람평에도 “잔인함보다 통쾌함이 느껴진다”는 얘기가 많다. 잔인함과 통쾌함 사이, 그 아슬아슬한 선을 어떻게 지켰나.

“의도적으로 관람등급 수위를 낮춰 촬영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시나리오를 각색할 때부터 ‘청불’ 수위로 출발했다. 다만, 각색 단계에서 여러 사건들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해보니, 해외에서 일어나는 범죄 자체가 너무나도 끔찍했다. 그래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표현은 최대한 걸러서 묘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점이 범죄자에게 맞춰져야지, 피해자에게 맞춰지는 건 이야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잔인한 장면에서 칼이 어딘가를 찌르는 컷을 넣기보다 칼을 휘두르는 인물의 동작이나 얼굴, 눈빛을 보여주는 방식이 긴장감을 이야기에 녹여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후에는 ‘코로나로 지친 분들이 보다 많이 극장을 찾아주실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은 생겼다.”(웃음)

마동석·손석구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2'의 스틸컷.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마동석·손석구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2'의 스틸컷.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빌런이 매우 중요한 시리즈인 만큼 ‘강해상’ 역 캐스팅 고민이 컸을 것 같은데, 어떻게 배우 손석구를 캐스팅하게 됐나.

“손석구는 제작자인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님이 소개해준 배우였다. 첫 만남이 2019년 가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2편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심했는데, 손석구와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여러 가지 눈빛을 가진 매력적인 배우였고, 무엇보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영화학도’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배우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영화 '범죄도시2'의 빌런 강해상(손석구).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2'의 빌런 강해상(손석구).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강해상’을 1편의 ‘장첸’과 어떻게 다르게 연출하려 했나.

“여러 아이디어를 펼쳐놓고 강해상을 만들기 시작할때, 손석구 배우와 공유한 부분이 ‘장첸과 강해상은 분명 비교될 것’이라는 거였다. 우리는 관객들로부터 ‘1편은 장첸이고, 2편은 강해상’이라는 말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자는 목표도 공유했다. 여러 기사들과 다큐, 영화를 통해 자료조사를 하며 강해상을 만들어 나갔다. 1편과는 다르게 강해상은 철저히 혼자 행동하는 인물로 만들었다. ‘두익’과 ‘장씨 형제’라는 캐릭터가 있지만, 강해상은 이들조차도 이용하고 버리는 인물로 설정해 차별점을 뒀다.”

1편에서는 ‘중국 연변 동포를 악당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2편의 빌런 캐릭터를 만들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었나.

“‘범죄도시2’에 등장하는 악당들은 모두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들이다. 이들은 해외에서 신분을 숨기고 사는 처지라 합법적인 일을 할 수 없어 돈이 궁해지고, 결국 또 범죄를 저지른다. 특히 해외에서 경계심이 느슨해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갈취한다. 한국 경찰의 추적도 느슨하고, 심적으로 이미 갈 데까지 간 도망자 신세인 이들이 행하는 범죄는 훨씬 대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배경에서 강해상이 태어났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인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은 시리즈의 제작자이기도 한 마동석에 대해 ″버팀목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인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은 시리즈의 제작자이기도 한 마동석에 대해 ″버팀목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사진 ABO엔터테인먼트]

배우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제작자’ 마동석과 일하는 경험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제작자로서의 마동석 배우는 내게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시나리오 각색부터 캐스팅, 액션 촬영 아이디어 등 많은 부분에서 마동석과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촬영이 힘들어져서 배경을 먼저 찍기로 했던 때가 생각난다. 배경을 먼저 찍으면 배우들이 정해진 틀 안에서 연기해야 하는데, 괜찮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때 마동석 배우가 ‘괜찮아. 해봐. 찍고 싶은대로 찍으면 돼. 현장에서 만들어 가면 되지’라면서 힘을 실어줬을 때 정말 고마웠다.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마동석과 함께하며 재미있게 잘 이겨낼 수 있었다.”

‘범죄도시3’ 촬영도 진행 중인데, 어떤 연출 계획을 갖고 있는지 살짝 귀띔해달라.

“2편에서 베트남으로 ‘범죄도시’를 확장한 것처럼, 3편에서 역시 새로운 사건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괴물형사’ 마석도의 유머와 함께 더욱 강력해진 빌런들까지 가세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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