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상호 “수박 단어 사용 금지” 이광재 “이·전·홍 전대 불출마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조심들 하셔야 할 거다. 저는 다음에 불출마하기 때문에 누구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며 한 말이다. 우 위원장은 “주요 당직자·국회의원은 더 각별한 절제의 언어를 써 달라. 특히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은어인데 주로 친문계를 공격하는 표현으로 쓰임) 같은 단어를 쓰시는 분들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꼼수 탈당 논란이 일었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요청할 것인지에 대해선 “그럴 계획이 없다”며 “이 문제는 헌재의 판결이 내려지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비대위 활동 목표로는 ▶국민 신뢰 회복 ▶당내 분열 극복 ▶당 체질·문화·태도의 변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일정 변경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우상호 비대위’의 성패에 대해 “계파 갈등, 민심·당심 괴리, 세대교체 등 3대 뇌관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전면화된 내부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첫 번째 난관이다. 드러난 양상은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둘러싼 ‘친이재명(친명) 대 반이재명(반명)’ 구도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계파별 난전 양상이다. 그간 민주당 내부에선 노무현 정부 시절 형성된 김근태계를 비롯해 정세균계·이해찬계·안희정계·박원순계·이낙연계 등이 대선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반복해 왔다. 그중에서도 이재명 의원 측과 대표적 친문 인사인 전해철·홍영표 의원의 앙금은 향후 분열의 기폭제가 될 거란 우려가 크다.

대선 때보다 심화된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어떻게 좁히느냐도 우 위원장이 풀어야 할 난제다. 당심과 민심은 ‘지방선거 참패 이재명 책임론’을 둘러싼 평가부터 크게 다르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의견은 “동의한다” 46.2%, “동의하지 않는다” 45.0%로 팽팽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동의한다” 11.1%, “동의하지 않는다” 84.2%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선 이 의원의 당 대표 도전에 대한 찬반도 물었는데, 이 역시 일반 국민 응답(찬성 39.9%, 반대 50.8%)과 지지층 응답(찬성 78.6%, 반대 15.4%)이 상반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지부진한 세대교체도 숙제다. 그간 민주당 안팎에서 꾸준히 요구돼 온 세대교체론이 오랫동안 실현되지 않은 것은 민주당 혁신의 걸림돌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 기간 “586이 용퇴하면 김남국, 김용민, 고민정의 세상이 된다”고 비꼰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광재

이광재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홍영표·전해철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론’까지 나온다.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과 전 의원, 홍 의원이 모두 (전대에) 불출마하고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충청권의 강훈식, 영남권의 전재수, 제주의 김한규 등 젊은 층의 공간이 열린다”고 했다.

세대교체론은 이날 열린 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 좋은 미래’ 워크숍의 핵심 주제였다고 한다. 워크숍에 참여한 한 재선 의원은 “계파 수장들의 2선 후퇴와 세대교체가 필수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셋 빼고 되겠냐. 다음 세대의 대안이 아직 안 보인다”(친명계 초선)는 반론도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