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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보 해체? 어림 턱도 없다" 그뒤…15일 공주보 수문 닫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공주보 15일 담수 시작" 
극심한 가뭄에 따른 충남 공주시 일대 농업용수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금강 공주보(洑)에 오는 15일부터 물을 담는다.

 공주보 모습. 환경부는 오는 15일 공주보 담수를 시작한다. 중앙포토

공주보 모습. 환경부는 오는 15일 공주보 담수를 시작한다. 중앙포토

12일 국민의힘 정진석(공주·부여·청양) 국회부의장실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공주시 쌍신동 등 가뭄 피해가 극심한 농경지를 현장 답사한 뒤 이런 결정을 내렸다. 더 이상의 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공주보 담수를 통한 농업용수 공급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5월부터 환경부에 “극심한 가뭄으로 농가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그동안 백제문화제 개최 등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수문을 닫은 적은 있었지만, 가뭄을 이유로 공주보 수문을 닫는 것은 처음이다.

공주 농민들 "공주보 개방으로 피해 극심" 
공주시 쌍신동과 우성·사곡면, 유구읍 일대 농경지는 공주보 개방으로 금강 물이 줄어들어 모내기를 제때 하지 못하는 등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주민들은 “금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하수도 잘 나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고, 돈을 들여 지하수 관정만 파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의 한 거리에 걸렸던 공주보 해체 반대 현수막. 중앙포토

충남 공주시의 한 거리에 걸렸던 공주보 해체 반대 현수막. 중앙포토

게다가 주민들은 공주보에서 예당저수지까지 도수로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는 가뭄 시 예당저수지를 보조하는 시설이다. 공주시 우성·사곡·신풍면, 유구읍을 지나 예산군 신양면 예당저수지로 연결된다. 하루 최대 12만 9000㎥의 금강물을 예당저수지로 끌어 올릴 수 있다.

길이 27.52㎞인 도수로는 1022억 원을 들여 2016년에 착공, 2018년 2월 완공했다. 가압장 3개, 양수장 1개 등이 있다. 이계주 공주시쌀전업농회장은 “도수로 중간에 있는 유구양수장에서 유구천 등에 물을 공급하면 모내기 등이 한결 수월할 것”이라며 “이미 모내기 시기를 놓쳐 물을 공급해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농민들 관정 사용으로 전기요금 치솟아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공주보 수문을 부분 개방한 데 이듬해 3월 전면 개방했다. 공주보 개방 여파로 금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농민들이 사용하던 관정 100여 개가 말라붙었다. 농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정부는 공주보 인근 지역에 27개의 대체 관정을 새로 팠다. 관정 1곳당 정부 예산 2000만원~3000만원이 들었다. 이와 관련, 농민들은 "기존의 관정 사용 시 연간 2만~3만 원이던 전기요금이 10배에서 15배까지 치솟았다"고 주장했다.

세종보 주변 금강이 황량하게 변했다. 김방현 기자

세종보 주변 금강이 황량하게 변했다. 김방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보 존치 약속"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공주를 찾아 문재인 정부의 보 해체 결정을 “어림 턱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공주보 존치를 약속했다. 경북 상주 유세에서도 문 정부의 4대강 보 사업에 대한 폄훼와 해체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보였다.

이번 공주보 담수 결정은 세종보 등 수문을 연 상태로 5년간 방치한 다른 4대강 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세종보는 2017년 11월 부분 개방한 데 이어 이듬해 2월 전면 개방했다. 이후 황폐화한 세종보는 부식되거나 망가져 마치 멕시코 등 고대 유적지에 있는 거대한 유물 같은 모습이다. 국민의 힘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세종보를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3일 충남 공주시 금성동 공산성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3일 충남 공주시 금성동 공산성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공주보를 포함해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 보 수위를 낮췄다. 2019년 1~2월에는 낙동강 상주보·낙단보·구미보를 부분 개방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세종보와 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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