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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만 나오면 용돈 '척척' 송해 "뭘 좀 들려 보내야지 싶었다"

중앙일보

입력

고(故) 송해 선생 KBS '전국 노래자랑' 출연 모습. [사진 KBS 캡처]

고(故) 송해 선생 KBS '전국 노래자랑' 출연 모습. [사진 KBS 캡처]

지난 10일 고(故) 송해 선생의 영결식이 엄수된 후 송해 선생이 영면에 들어간 가운데 고인을 향한 추모 물결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인이 2018년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 내용이 뒤늦게 회자했다. 송해 선생은 지난 2018년 11월 방송된 KBS '대화의 희열'에서 명콤비로 활약했던 故 김인협 악단장을 추억하며 어린 참가자들이 출연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송해 선생은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한 어린이 참가자들에게 종종 용돈을 쥐여 보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출연한 어린이들을 향해 "옳지 세배해봐"하며 인사를 받은 뒤 아이들에게 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 세뱃돈을 건네는 식이었다.

그러면서 "나 혼자 손해 볼 수 있나. 저쪽 할아버지한테 가봐"라는 농을 던지며 아이들을 김 악단장에게 보냈다.

송해 선생의 "설날이야"라는 부추김과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에 김 악단장도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아이들에게 용돈을 줬다. 이에 송해 선생은 신이 난 듯 "늴리리~"하고 콧노래를 부르곤 했다.

송해 선생은 이같은 장면을 회상하며 "애들이 나와 아주 깜찍하게 이야기하고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 뭔가 미안했다"며 "뭘 좀 들려 보내야지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10월에 출연했던 세 어린이의 사연도 언급했다. 송해 선생은 "한 남성 참가자가 3살, 6살, 9살 아이 셋과 나왔다"며 "노래가 다 끝나고 아주 똑똑하고 예뻐서 아이들에게 1만원씩 줬다. 김인협이는 둘만 줘도 입이 이만큼 나오는데 셋에게나 줬다"며 웃었다.

송해 선생은 "그러고 잊어버렸는데 7년이 지나 그 남성이 다시 출연했다"며 "7년 전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다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 출연자는 당시 방송에서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다시 나오게 됐다"며 "딸들아 얼른 나와라"하고 자녀들을 소개했다.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학생들을 보고 송해 선생이 "어떻게 데리고 나왔냐"고 묻자 남성은 "선생께 용돈을 받은 아이들"이라고 답했다.

송해 선생은 이를 전하며 "'저 선생(김 악단장)이 1만원씩 용돈을 줘서 그 기운을 받았는지 이렇게 탈 없이 자랐다. 너무 고마워서 인사드리려고 나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송해 선생은 "(가족들이) 인사를 하려고 하니까 김 악단장이 얼굴이 벌게져서 여기를 못 오더라"며 "감동을 받아서 그런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처음 봤다"고 했다.

이어 "이리 오라고 해서 가족과 인사를 했는데, 딸들이 드릴 게 있다며 그때 받았던 돈을 꺼내더라"고 덧붙였다.

당시 남성은 "그때 용돈을 주신 덕분에 이렇게 무탈하게 건강하게 이쁘게 컸다"며 "악단장님 앞으로 10~20년 좋은 음악 들려주시라고, 다시 돌려드리려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김 악단장에게 돈을 내밀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송해 선생은 "그다음부터는 다섯명이 나와도 '이리 와'하며 용돈을 줬다. 일곱명까지 줬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이 누구냐 물으면 '송해' '악단'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희는 여러분이 알려주는 즐거움을 받아서 전달하는 역할이지 주인은 '여러분'"이라며 "관객들은 전국노래자랑의 재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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