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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막장 없었다…"폭행남"vs"바람녀" 조니뎁-앰버허드 전쟁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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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의 리즈 시절. 영화 '에드워드 가위손' 스틸 사진입니다. [중앙포토]

조니 뎁의 리즈 시절. 영화 '에드워드 가위손' 스틸 사진입니다. [중앙포토]

일명 ‘김치 싸대기’만 등장하지 않았을 뿐,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습니다. 한때 애정을 과시하던 할리우드 전(前) 잉꼬 커플, 현(現) 원수지간 조니 뎁(59)과 앰버 허드(36)의 현실 막장 드라마 얘깁니다. 이혼은 끔찍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겐 이혼의 괴로움은 과거지사, 이젠 서로에 대한 명예훼손 줄소송의 승패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1500만 달러(약 187억원)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돈은 사랑보다 힘이 셉니다.

앰버 허드. 패소했지만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진흙탕 싸움 시즌 무한대의 시작일까요. AFP=연합뉴스

앰버 허드. 패소했지만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진흙탕 싸움 시즌 무한대의 시작일까요. AFP=연합뉴스

얄궂게도 이들의 운명은 대서양을 두고 엇갈렸습니다.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명예훼손 소송에선 허드가 이겼는데,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법정에선 배심원단이 뎁의 손을 들어줬죠. 같은 다툼, 다른 판결을 두고 영미권 매체들은 뉴욕타임스(NYT)ㆍ뉴요커ㆍ워싱턴포스트(WP) 등 권위지부터 타블로이드까지 뜨겁습니다. 소송의 시발점 중 하나가 허드가 WP에 보낸 기고문이었죠. 상황을 팩트 중심으로 간략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좋았던 한 때. 2014년, 결혼 한 해 전, 이혼 두 해 전. AP=연합뉴스

좋았던 한 때. 2014년, 결혼 한 해 전, 이혼 두 해 전. AP=연합뉴스

2009년 뎁과 허드, 영화 촬영하며 만남
2015년 2월 결혼, 2016년 8월 이혼
2018년 허드, WP에 기고문 보내 “가정 학대를 대표하는 공인”을 비판. 뎁의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상황 종합하면 뎁임이 명확. 뎁, 5000만 달러 명예훼손 소송 제기, 허드도 본인이 명예훼손 당했다며 1억 달러 맞소송. 이후 둘은 상호 원색 비난 및 폭행 디테일 경쟁적 폭로. 뎁이 친구에게 “허드를 죽여서 시체를 불태워버리겠다”는 문자 및 허드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바람을 피웠다는 주장 등등.
2022년 5월 뎁이 영국 타블로이드지가 자신을 “아내를 때리는 남편(the wife beater)”로 묘사한 것 등 포함해 뎁이 명예훼손 당했다고 제기한 소송에서 뎁 패소.
          6월 허드의 WP 기고문 두고 뎁이 제기한 소송에서 허드가 패소.

지난 1일 미국 법정에서 뎁 측 변호인단이 승소 소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뜨겁습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일 미국 법정에서 뎁 측 변호인단이 승소 소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뜨겁습니다. AFP=연합뉴스

영국은 판사가, 미국은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렸다는 게 결정적 차이였다는 게 NYT 등 주요 매체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기사들의 행간엔 혼란스러움이 묻어납니다. 이미 진흙탕 싸움이 돼버린 줄소송이 각국의 재판 제도에 따라 더 안갯속으로 들어가며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형국이죠. 관련 기사 중 믿을만한 내용을 20건 이상 읽어봤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뉴요커의 젠더 이슈 전문 기자가 “미국 배심원단 판결은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지만 문제제기를 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우려하는 기사를 4일 내보내자 뉴요커의 인스타그램 댓글란은 불이 났습니다. 아마도 뎁의 팬인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짚어낸 핵심이 겨우 그거냐”부터 “뎁은 피해자”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지난달 27일의 조니 뎁.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7일의 조니 뎁. 로이터=연합뉴스

읽으면 읽을수록 내 인생만으로도 힘든 데 남의 인생까지 이렇게 속속들이 알아야 하나, 싶은 자괴감만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 내용을 섭렵한 결과 핵심을 꿰뚫는 것으로 느껴지는 아래 NYT 칼럼의 요지를 소개하며 마칩니다. 스타 여성 베테랑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가 쓴 글입니다. 존 밀튼의 ‘실락원(Paradise Lost)’에 빗대어 제목을 ‘낙원의 문제(The Trouble in Paradise)’라고 붙였습니다.

“SNS 등에서 보이는 남의 삶은 화려하고 멋진 데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싶을 때마다 밀튼의 다음 글귀에서 위안을 찾았다. ‘마음은 그 자신의 것이다. 마음을 어떻게 먹는가에 따라 천국도, 지옥도 될 수 있다.’ (중략) 뎁과 허드는 한때 모든 것을 다 가진 아담과 이브 같았다. 외모부터 재력, 사랑까지 다 가진 것처럼 보였던 이들에게 그러나 추락은 빨리 찾아왔다. 그들은 낙원을 잃은 아담과 이브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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