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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주시대 본격 개막]달 탐사선 ‘다누리호’ 8월 발사, 한국 ‘뉴 스페이스’ 시대 열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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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호 01면

SPECIAL REPORT 

한국이 추진 중인 달 탐사 상상도.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이 추진 중인 달 탐사 상상도.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이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로켓) ‘누리호(KSLV-Ⅱ)’가 1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된다.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무게 1t이 넘는 실용위성 발사 가능 나라가 된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 첫 목표 고도(700㎞)에 도달했지만, 최종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반년 간 정밀 분석한 만큼 이번엔 발사 성공 가능성이 크다. 두 달 뒤에는 더 큰 우주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첫 달 궤도선(탐사선) ‘다누리호(KPLO)’가 8월 3일 미국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달을 향해 비상한다. 다누리호가 달 궤도에 안착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누리·다누리호 발사 성공은 자타공인 세계 7대 우주강국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세계 7위’라는 수식어에 흥분할 겨를이 없다. 미국은 물론 중국·일본 등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우주산업은 국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한국의 우주산업 규모는 글로벌 시장의 1%에도 못 미친다.

윤석열 정부는 우주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우주는 새로운 산업과 에너지원의 보고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2030년 이후 달에 유인 착륙선을 보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선언·목표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한국의 미래 성장과 직결된 문제다. 이를 위해 중앙SUNDAY는 크게 네 가지를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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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민간의 경쟁력 강화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로 학생들이 시험용 로켓 하나 쏘아 올리기 어렵다. 전하상 전국대학교로켓연합회 책임운영위원장은 “고체 추진체의 최대 탑재 중량은 400g, 최대 상승 고도는 152m를 넘길 수 없고, 발사장도 겨우 2곳뿐”이라고 말했다.

둘째, 우주산업 관련 법령·제도를 서둘러 정비·마련해야 한다. 1987년 시행된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은 국가 주도라는 20세기의 낡은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선진국엔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기업들은 우주산업 분야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 심지어 차세대 로켓을 개발한 국내 민간기업이 브라질에서 시험 발사를 준비한다.

셋째,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올해 정부의 우주산업 예산은 7340억원. 미국(약 69조원)·중국(약 13조원)·일본(약 5조원)에 비해 턱없이 적다(유로컨설트 집계). 조광래 전 항우연 원장은 “우주 기술은 국가 전력(戰力)과도 직결돼 독자 개발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며 “척박한 환경에서 산·학·연의 전문성이 십분 발휘되려면 정부가 대대적 투자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미국엔 항공우주국(NASA), 일본엔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있어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된 우주 사업을 펼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 시대에 걸맞은 큰 그림을 그릴 곳이 한국엔 없다”고 지적했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진지한 논의가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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