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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팬데믹은 전세계적 대화재, 세계적 '소방서' 필요"[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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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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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빌 게이츠 지음

이영래 옮김

비즈니스북스

'아웃브레이크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팬데믹은 필연적이지 않다.'
전염병 학자 래리 브릴리언트 박사의 말이다. 이를 인용하며 빌 게이츠는 "질병은 퍼지게 마련"이지만 "세계적 재난"은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알다시피 아웃브레이크는 질병의 급증이 특정 지역에서, 에피데믹은 한 국가 이상의 넓은 지역에서, 팬데믹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정직한 제목 그대로, 이 책은 팬데믹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이후 무엇을 해야 할 지 구체적 제언을 담았다. 저자 게이츠는 마스크 착용과 봉쇄의 긍정적 효과, 등교 중단의 부정적 효과를 비롯해 치료약 개발이 더 빠를 것이라는 그 자신의 예상과 달리 기적 같은 속도로 백신 개발이 가능했던 배경, 또 가난한 나라에 신약을 싼값에 보급하고 전달하는 데 필요한 제도와 수단 등까지 다면적으로 되짚는다.

마이크로소프츠 창업자이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이사장인 빌 게이츠. 지난달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모습. (AP Photo/Markus Schreibe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마이크로소프츠 창업자이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이사장인 빌 게이츠. 지난달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모습. (AP Photo/Markus Schreibe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는 팬데믹을 "한 건물에서 시작되어 몇 주 만에 전 세계의 모든 나라를 불태우는" 화재로도 비유한다. 그에 따르면 세계는 "불량 화재감지기"가 달린 건물이나 다름없었다. 자연히 화재경보를 비롯해 시스템 구축을 강조한다. 특히 "전 세계적인 소방서에 준하는 무엇"이, 이름하여 GERM(Global Epidemic Response and Mobilization, 글로벌전염병대응-동원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치료가 아니라 아웃브레이크를 감시하고 팬데믹을 막는 것이 목적인 이 조직에는 직원 3000명과 연간 10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계산, 부유한 국가들이 재원을 마련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한다는 내용까지 제시한다.

제언의 바탕에는 그의 성을 딴 재단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빈곤·질병 퇴치 등에 힘쓰며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이 자리한다. 팬데믹 가능성을 경고한 그의 2015년 강연 동영상은 뒤늦게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비판자들의 시각대로 그는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고 억만장자일 뿐"이요, 민간의 역할을 과도하게 강조하거나, "기술에 집착하는"사람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의 말에 귀를 닫을이유가 되진 않는다.

"과잉 대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인용한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말은 다음 팬데믹을 막는 데도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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