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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간' 생중계된 의회폭동 청문회…트럼프 "1·6은 위대한 운동"

중앙일보

입력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민들이 1.6 의회폭동 청문회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민들이 1.6 의회폭동 청문회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월 6일 미국 연방의회에서 발생한 폭동에 대한 하원의 청문회가 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1·6 의회 폭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 인증을 중단시키고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건이다.

지난해 9월, 하원은 초당적으로 '1.6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태의 전말을 파헤쳤다.
소위 '황금시간대'인 저녁 8시에 시작한 이번 청문회는 NBC·ABC·CBS·CNN 등 대부분의 방송사가 특별 편성해 2시간여 동안 생중계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나 이란-콘트라 사건 등 과거 역사적인 청문회들은 낮에 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건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하원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편성표대로 뉴스쇼인 '터커 칼슨 투나잇'을 진행하며 "여론 조작용 재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조사특위의 위원장을 맡은 베니 톰슨 의원(민주·미시시피)은 개회사에서 "지난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방해하기 위한 전례 없는 음모가 진행됐다"면서 "이 음모의 중심에 도널드 트럼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데타를 시도한 최종 결과가 1월 6일"이라고 했다.

조사특위의 부위원장은 공화당의 리즈 체니 의원(와이오밍)이 맡았다.
체니 의원은 폭동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그는 공격을 비난하지 않는 대신 그것을 정당화했다"고 비판했다.
또 청문회에 대해 비판적인 공화당 동료 의원들을 향해선 "언젠가 도널드 트럼프가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불명예는 계속 남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열린 1.6 의회 폭동 청문회 중 참석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의 증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열린 1.6 의회 폭동 청문회 중 참석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의 증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조사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과 당시 장관 등의 증언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은 증언 영상에서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에게 "헛소리라고 말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도 1·6 폭동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증언 영상에서 "나는 바 장관을 존경했다"면서 "그래서 (대선은 사기가 아니라는)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두 전·현직 대통령은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1·6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다"라면서 "그것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위대한 운동을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대선 사기'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특위가) 왜 대규모의 국민들이 워싱턴으로 갔는지 이유를 조사하는 데 1분도 안 썼다"면서 "그것은 조작되고 도둑질당한 선거에 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미주 정상회의 참석차 로스앤젤레스(LA)로 간 조 바이든 대통령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1·6 의사당 폭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시 이 사람들은 법을 어기고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다"면서 "이는 분명하고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 꾸려진 조사특위는 그동안 1000명 이상의 증인을 인터뷰하고 14만 건 이상의 문서를 확보했다.
NYT는 이달 중 최소 6차례 예정된 청문회를 통해 그간의 조사결과를 차례로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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