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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에 최고 훈장, 미식의 수도 리옹…개구리 튀김에 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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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앙일보·프랑스관광청 공동기획] 프랑스 론-알프스 프리미엄 여행

지난 5월 중순 둘러본 프랑스 론-알프(알프스) 지역은 맛과 멋이 넘쳤다. 알프스산맥과 론 강으로 이뤄진 이 지역은 19세기 철도가 깔리면서 프랑스에서 가장 먼저 관광·레저가 발달했던 곳이다. 프랑스 관광청의 초청을 받자 기대가 컸던 이유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 지역의 중심도시 안시에 있는 호변 비스트로 ‘르 1903’의 오픈 샌드위치 점심. 이 레스토랑에선 만년설을 이고 있는 알프스의 비경을 볼 수 있다. 안시는 자연과 미식, 그리고 촘촘한 인프라가 만든 대표적인 힐링 도시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 지역의 중심도시 안시에 있는 호변 비스트로 ‘르 1903’의 오픈 샌드위치 점심. 이 레스토랑에선 만년설을 이고 있는 알프스의 비경을 볼 수 있다. 안시는 자연과 미식, 그리고 촘촘한 인프라가 만든 대표적인 힐링 도시다.

고대 로마제국 당시 갈리아의 수도였던 리옹에 도착하니 공항 이름부터 ‘리옹 생텍쥐페리’였다. 『어린 왕자』의 작가이자 비행사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성을 딴 공항은 여행자를 설레게 했다.

리옹은 론 강과 손 강이 합류하는 물줄기의 도시다. 론 강변에 우뚝 선 돔형의 ‘인터컨티넨탈 리옹 오텔 듀’ 건물은 그 자체로 문화재였다. 중세 때 병원(오텔 듀)으로 섰다가 2007년 호텔과 복합쇼핑몰로 변했다. 오랜 건물답게 지붕이 높아 객실을 복층으로 구성한 게 인상적이었다. 그 높은 창문으로 바라보는 론 강의 모습이 고혹적이었다.

리옹의 영웅이 된 셰프

론 중부 그리냥성. 중세 고성 아래에 텃밭 등 이곳에서 키운 재료로 승부하는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론 중부 그리냥성. 중세 고성 아래에 텃밭 등 이곳에서 키운 재료로 승부하는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리옹은 ‘세계 미식의 수도’로 불리는 맛의 도시다. 고향인 이곳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미슐랭 별 셋을 얻은 폴 보퀴즈(1926~2018)는 도시의 영웅이다. 1975년 요리사로선 최초로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도 받았다. 도시 곳곳에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의 이름을 딴 ‘폴 보퀴즈 마켓’이 그중 하나다.

마켓은 리옹과 인근에서 생산된 슬로 푸드 재료와 디저트, 조리 음식 등을 파는 ‘체험 미식의 현장’이었다. 개구리 뒷다리 튀김을 파는 가게, 달팽이나 가재를  먹을 수 있는 간이 식당도 있었다. 장밋빛의 지역 특산 디저트 ‘타르틴 알라 프랄린’을 만들어 파는 제과점과 사탕 가게는 군침을 돌게 했다. 시장 맞은편 건물에 그의 얼굴을 그린 대형 벽화가 보였다. 요리사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우대하는 도시라는 증거였다.

언덕 위에 자리 잡아 리옹이 한눈에 보이는 푸르비에르 대성당을 찾으니 도시의 상징인 사자상과 그림이 곳곳에서 보였다. 성당 아래에는 고대 로마시대 갈리아의 수도였을 당시 흔적인 거대한 야외극장과 신전 유적이 보였다. 기본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야외극장은 압권이었다. 그 웅장한 고대 유적에선 21세기 시민들을 위한 음악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다.

론 북부 비엔의 고대 로마 신전.

론 북부 비엔의 고대 로마 신전.

리옹 시내를 걸어서 돌아보니 ‘트라불’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안뜰 통로’가 인상적이었다. 고대에 강이 범람할 때 강둑을 따라 이동하는 통로에서 시작해, 19세기 실크 제조업 종사자들이 제품을 신속하게 나르기 위한 통로로 활용했다. 건물 속의 건물이자 통로다. 모든 도시는 비밀을 하나씩 간직하나 보다.

리옹의 서민음식점 부숑에서 지역 특산요리 크넬을 맛봤다. 강꼬치고기라는 작은 생선과 각종 육류, 채소를 갈아서 조리한 뒤, 가재 꼬리수프에 버터·밀가루·크림 등을 넣어 만든 노랑 낭튀아 소스를 듬뿍 뿌려 먹는 음식이다.

리옹 미식 문화를 발전시킨 셰프 폴 보퀴즈.

리옹 미식 문화를 발전시킨 셰프 폴 보퀴즈.

리옹 남쪽 비엔이라는 소도시에서도 고대 로마 시대 원형경기장과 신전 터를 만날 수 있었다. 신전 앞 노천카페는 시원한 바람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론 지역 와이너리 시음과 탕 레르미타주의 발로나 초콜릿 박물관 체험을 한 뒤 그리냥 성에 도착했다. 중세 문화 중심지였던 성이 프랑스 대혁명 당시 폐허로 변했다가 20세기 초 대대적인 복원공사로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사람의 정성이 무너진 역사도 복원한 현장이다.

별칭이 ‘알프스의 베니스’인 안시의 수로와 중세 거리. 가운데는 감옥터.

별칭이 ‘알프스의 베니스’인 안시의 수로와 중세 거리. 가운데는 감옥터.

그리냥 성 아랫마을에서 부티크 호텔인 ‘르 클레르 드 라 플륌’이라는 보물을 발견했다. 셰프 쥘리앙알라노가 운영하는 호텔 레스토랑으로 2015년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다. 알라노가 내는 8코스의 저녁은 맛과 멋으로 이뤄진 섬세한 퍼포먼스였다. 음식이 모두 나온 뒤 알라노가 손님들의 테이블을 돌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알라노는 “모든 재료는 인근에서 찾고, 채소는 직접 재배한다”며 “최고의 요리는 최상의 재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몽블랑을 바라보다

유럽 최고봉 몽블랑(4807.81m)을 볼 수 있는 샤모니몽블랑의 에귀뒤미디(해발 3777m) 전망대.

유럽 최고봉 몽블랑(4807.81m)을 볼 수 있는 샤모니몽블랑의 에귀뒤미디(해발 3777m) 전망대.

그리냥을 뒤로하고 한참을 북상해 알프스 지역의 빙하호인 안시(아느시라고도 발음)에 도착했다. 겨울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평창과 겨뤘던 안시는 빙하호와 설산의 도시였다. 배를 타고 알프스의 만년설을 보며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물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었다. 마음의 때가 함께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알프스의 깊은 산골 마을 샤모니몽블랑에 갔더니 유럽 최고봉 몽블랑(해발 4807.81m)이 반겼다. 케이블카를 한 차례 갈아타고 해발 3777m의 ‘에귀뒤미디(정오를 가리키는 시곗바늘이라는 뜻)’ 봉오리의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5월인데도 영하 2도였다. 선글라스가 없었으면 설맹을 겪을 수 있다는 안내인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았다.

‘세계 미식의 수도’로 불리는 리옹의 폴 보퀴즈 마켓. 지역산 음식 재료를 구입하고 식사도 할 수 있다.

‘세계 미식의 수도’로 불리는 리옹의 폴 보퀴즈 마켓. 지역산 음식 재료를 구입하고 식사도 할 수 있다.

이런 극한지에서도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전문안내인과 함께 전망대 밖으로 나가 눈길을 트래킹하고, 스키로 설산을 내려오려는 사람들이 보였다. 만년설과 빙하로 덮인 알프스는 도전 심리를 부추기나 보다.

에귀뒤미디에서 샤모니로 내려온 뒤 산악 열차를 타고 산중의 몽탕베르로 올라갔다. 길이 7.5㎞ 두께 200m의 ‘메르 드 글라스(얼음의 바다)’ 빙하가 장관을 이루던 곳이 이젠 모두 녹아 맨땅이 보일 정도였다. 기후변화의 현장이 눈앞에 있었다.

하산하니 알프스가 보이는 야외 스파 ‘QC 테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몽블랑을 포함한 설산을 보며 노천탕에 몸을 담갔다. 한국과 달리 수영복을 입어야 입장할 수 있는 남녀공용의 유럽식 스파였다.

프랑스 에비앙 리조트의 에르미타주 호텔.

프랑스 에비앙 리조트의 에르미타주 호텔.

중세 어촌 마을인 이부아르에 가서 탁 트인 레만 호를 보니 가슴 속 막힌 게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 물 맑은 호수에서 작은 생선을 잡는 21세기 어부가 보였다. 호수가 굽어 보이는 식당에서 그 생선으로 만든 튀김을 즐겼다. 이 작은 중세 골목 마을이 매년 200만 명의 관광객이 모으는 비결은 바로 힐링을 위한 고즈넉함, 아늑함, 그리고 조용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에서 매일같이 찾던 바로 그것 말이다.

이부아르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광천수로 유명한 에비앙이 있다. 도심에 들어서니 세계 최초로 영화를 만든 뤼미에르 형제의 흔적이 보였다. 리옹에 살면서 광천수 휴양지인 이곳에 별장을 뒀는데 그 건물이 지금은 시청으로 변해있었다. 언덕 위에는 고진영·전인지·김효주 선수가 각각 우승했던 에비앙 챔피언십 LPGA 대회가 열리는 에비앙 리조트가 자리했다. 이곳의 여행과 레저·스포츠의 역사는 한 세기를 넘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모든 사람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웅변하는 현장이었다.

여행정보

프랑스 론-알프스 프리미엄 여행

프랑스 론-알프스 프리미엄 여행

중앙일보가 프랑스관광청과 공동으로 론-알프 지역을 여행하는 ‘프랑스 알프스 일주 여행상품’을 기획했다. 8박10일 일정으로 리옹~그리냥~안시~샤모니몽블랑~이부아르~에비앙을 여행한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와 함께 리옹의 폴 보퀴즈 마켓, 샤모니의 에귀뒤미디 전망대, 몽블랑을 전망하는 온천 QC 테르메 등 론-알프 지역의 주요 명소를 돌아보고, 에비앙 리조트 로얄 호텔(1박), 인터컨티넨탈 리옹(2박) 등 4성급 이상 호텔과 미슐랭 레스토랑을 비롯해 지역 관광청이 추천한 레스토랑을 이용한다. 여행상품은 9월 8일(799만원부터)과 10월 6일(779만원부터) 2회 출발한다. 유류할증료·여행자보험 포함, 현지 가이드·기사 팁(100유로)과 현지 신속항원 검사비용(25유로) 불포함. 정원은 각 20명으로, 항공은 에어프랑스를 이용한다. 6월 29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관광 5층에서 채인택 전문기자가 여행설명회를 진행한다. 롯데관광 02-2075-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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