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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사망' 거제서 사라진 인니 7명…택시비 내준 조력자 등 모두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경남 거제 바다에서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이 무단 이탈한 명태잡이 원양어선(5000t급) A호를 조사하기 위해 해경이 선박에 오르고 있다. 창원해양경찰서

9일 경남 거제 바다에서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이 무단 이탈한 명태잡이 원양어선(5000t급) A호를 조사하기 위해 해경이 선박에 오르고 있다. 창원해양경찰서

거제서 달아난 6명 모두 검거…조력자도 붙잡혀

경남 거제 해상에 정박해 있던 원양어선에서 무단 이탈한 외국인 선원 7명 중 숨진 채 발견된 1명을 제외한 6명이 모두 붙잡혔다. 출입국 당국은 이들이 거제에서 부산으로 달아나는 과정에서 이를 도운 조력자 1명도 추가로 검거했다.

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조사대)는 이날 오후 3시45분쯤 부산시 서구 충무시장 인근 모텔에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20·30대 인도네시아 국적 6명을 붙잡았다. 경남 거제 가조도 인근 해상에 닻을 내리고 있던 부산 선적 명태잡이 원양어선(5000t급) A호에서 이들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지 약 8시간 만이다.

조사대에 따르면 해상에서 육지로 이동한 선원 6명은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성포항 인근에서 택시 2대를 나눠 타고 부산시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쪽으로 이동했다. 조사대는 택시 기사의 증언과 인근 CCTV를 통해 이들의 도주 경로를 추적해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택시를 타고 온 6명의 택시비를 내준 조력자 B씨(27)도 검거됐다. 조사대는 인도네시아 국적인 B씨가 도주를 도운 선원들에게 다시 올 것으로 보고 모텔에서 잠복하다 오후 6시35분쯤 B씨를 검거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B씨가 달아난 선원들을 도운 대가로 금품을 받기로 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창원해양경찰서는 9일 오전 7시 34분께 거제시 가조도 동방 1.6㎞ 해상에 닻을 내리고 있던 5000t급 원양어선 A호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이 무단이탈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창원해양경찰서는 9일 오전 7시 34분께 거제시 가조도 동방 1.6㎞ 해상에 닻을 내리고 있던 5000t급 원양어선 A호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이 무단이탈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 헤엄쳐 상륙…숨진 1명은 “옷 안에 구명조끼”
검거 당시 인도네시아인 6명은 방 2개에 3명씩 나눠 머물고 있었다. 조사대는 이들이 소지한 여권 등이 물에 젖어 있었던 점 등을 미뤄 해상에서 헤엄쳐 육지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34분쯤 거제시 가조도 동쪽 약 1.6㎞ 해상에 정박해 있던 A호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이 무단이탈했다는 신고가 창원해양경찰서에 접수됐다. 이날 오전 1시까지 이들 인도네시아인은 어선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후 종적을 감췄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이날 경비함정 8척과 소방차량 4대, 해군 함정 1척, 육경, 지방청 항공대, 민간어선 1척의 지원받아 수색에 나섰다. 수색 과정에서 해경은 신고 접수 약 1시간20분 뒤인 이날 오전 8시57분쯤 A호에서 약 2㎞가량 떨어진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해안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C씨(31)의 시신을 발견했다. A호에서 함께 이탈한 나머지 6명이 부산으로 도주할 때 택시를 탔던 성포항 인근과 약 800m 떨어진 곳에서다.

해경은 C씨가 사망한 뒤 물에 떠밀려 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망한 C씨는 최초 발견 당시 반팔 상의 안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아마도 (무단 이탈을) 들키지 않으려고 옷 안에 구명조끼를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경남 거제시 가조도 일대 해상에서 해경이 무단이탈자가 발생한 원양어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경남 거제시 가조도 일대 해상에서 해경이 무단이탈자가 발생한 원양어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 후 강제퇴거 또는 검찰송치 계획”
부산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이날 무단 이탈한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지난 3월 원양어선에 승선하기 위해 입국했다. 이들 선원은 일반 취업비자가 아닌 단기 교대선원 비자를 받았다. 어선에 승선할 목적으로만 입국이 가능한 비자여서 허가 없이 배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설명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이들 선원이 무단 이탈한 이유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 강제퇴거 또는 검찰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이 선박에는 달아난 선원 7명을 포함해 한국인 12명, 외국인 45명 등 총 57명이 승선해 있었다. A호는 러시아 해안으로 조업을 나갈 계획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이동하지 못해 지난 4월 19일부터 현재까지 거제 해상에 머무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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