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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제수장들 “지금은 복합위기…교육·노동·연금 개혁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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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내빈들이 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사진 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내빈들이 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사진 전경련]

역대 정부의 경제수장들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법인세 인하와 연금·노동·교육·재정 등 구조 개혁을 서둘러 추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강만수·윤증현·박재완·현오석·유일호(역임순) 등 역대 정권의 기획재정부 장관을 초청해 ‘새 정부에 바라는 경제 정책 방향’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했다.

강만수 “법인세 낮추면 세금 더 걷혀” 

윤증현 전 장관은 현 경제 상황을 저성장·고실업·양극화·사회갈등이 모두 심각해진 총체적 복합위기로 진단했다. 또 기업의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노조의 집단 불법행동,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을 들었다. 윤 전 장관은 “새 정부가 운영을 어떻게 해 나갈지 깊은 고뇌를 해 달라”고 했다.

강만수 전 장관은 “과거 통계를 보면 실제로 세율을 내릴수록 세입이 늘었다”며 “ 법인세를 낮출수록 세수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고교평준화 문제 등을 거론하며 교육 개혁을 강조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재외동포에 이중국적 등을 부여해 생산가능 인구를 늘리는 방안 등도 제안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역대 경제 수장들이 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사진 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역대 경제 수장들이 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사진 전경련]

박재완 전 장관은 “최근 수년간 정부가 모든 일에 나서 만기친람하며 이른바 ‘보모국가’로 민간의 자율과 책임을 위축시켰다”며 “민간의 자율과 창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투표도 제안했다.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더 걷는’ 방향의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출직 정치인 등이 재정 준칙을 우회하거나 완화할 수 없도록 금융통화위원회에 버금가는 수준의 독립성을 갖춘 ‘국가재정위원회’’를 신설하자”는 주장도 내놓았다. 윤증현 전 장관도 “조속히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개혁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노동 개혁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과감한 규제 완화 조치를 해달라”고 했다. 그는 “경제부총리는 포퓰리즘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공급 확대 등 과감한 부동산 대책, 정부의 퍼주기 지출 폐지 등 재정 여력 회복, 규제 개혁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이 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대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사진 전경련]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이 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대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사진 전경련]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관련해 “이번 정부가 초기부터 IPEF에 가입하는 것은 상당히 효율적인 전략”이라며 “경제와 외교안보 연결고리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한국 경제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제재가 들어왔을 때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용 사면’도 우회적으로 거론

이 자리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들의 사면도 거론됐다. 윤 전 장관은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렵고 복합 위기 속에서 결국 민간 기업인들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사면복권 조치가 필요한 이들한테는 자유롭게 경제 활동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만수·윤증현·박재완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현오석·유일호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을 지냈다.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 수장을 지낸 김동연, 홍남기 전 부총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전경련 측은 이와 관련해 “행사 기획 당시 홍남기 전 부총리는 현직이었고, 김동연 전 부총리는 지방선거 출마 이야기가 나온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대담 자리에 참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축사를 통해 “범부처적 역량을 동원해 기업활동,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우선 기존 정부 주도의 경제운용 틀을 깨고 민간 중심 경제로 정책 대전환을 추진하겠다”며 “기업 투자가 살아나고 우리 기업이 해외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법인세 등 주요 세법도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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