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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AI·데이터 사업 위해 조직문화부터 개편” LG유플 전략, 통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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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9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전략과 AI·데이터 프로덕트, 우수 개발인재 확보 계획 등을 발표했다. 사진은 황규별 최고데이터책임자(CDO)가 AI 및 데이터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9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전략과 AI·데이터 프로덕트, 우수 개발인재 확보 계획 등을 발표했다. 사진은 황규별 최고데이터책임자(CDO)가 AI 및 데이터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LG유플러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처럼 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입니다.”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가 9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통신사를 넘어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기업이 되기 위한 양대 축으로 데이터와 AI를 내세웠다. 앞서 경쟁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찍은 시장이다. ‘후발주자’ LG유플러스의 복안(腹案)은 뭘까.

무슨일이야

황규별 CDO는 이날 간담회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없이는 LG유플러스가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사적인 공감대가 있다”며 “이를 위해 CDO 조직을 데이터와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컴퍼니’로 진화시키고, 이를 LG유플러스 상품 하나하나에 접목해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AI와 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는 CDO 조직을 만들며 ‘탈(脫)통신’ 행보를 본격화했다. 황 CDO는 그 조직의 수장으로 올 1월 영입됐다. 그가 미국 AT&T, 워너미디어 등에서 일하며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낸 경험을 LG유플러스가 높이 샀다. 취임 6개월 만의 기자간담회에서 ‘황규별 표’ AI데이터 전략이 공개됐다.

황규별 CDO는 누구?

황규별 CDO는 누구?

그래서 LG유플러스가 하려는 건

LG유플러스는 주요 기술 및 서비스를 여러 프로덕트(상품) 그룹으로 나눴다. “기술적으로만 접근했을 때 시장에서 고객들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황 CDO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는 AI·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크게 AI 컨택트센터(AICC), 인사이트, 타겟팅 그룹으로 나뉜다. 해당 기술과 연관된 개별 상품은 각 그룹 하부에 배치했다.

LG유플러스의 프로덕트 사업전략.[자료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프로덕트 사업전략.[자료 : LG유플러스]

①소상공인 특화 AICC
AICC 그룹은 AI 콜봇, 챗봇, 상담 어드바이저, 커넥티드카 등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8월엔 소상공인에 특화된 AI 콜봇 ‘AI 가게 매니저’를 출시한다. 예약 문의 전화가 올 경우 AI가 시간, 인원, 주문 메뉴 등을 확인해 접수한다. 매장 위치, 주차 문의 등 다양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특징이다.

②고객데이터로 B2B 공략
인사이트 그룹은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기획한다. 대표적인 게 지난 4월 출시된 ‘데이터 플러스’다. 사업 전략 수립ㆍ실행에 필요한 인사이트·데이터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다. LG유플러스가 보유한 고객 특성, 미디어 소비, 이동 패턴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온·오프라인 수요를 분석한다. 교육기업 대교의 ‘눈높이 러닝센터’ 1248곳의 입지를 선정하는 데 활용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화산업 분야에서도 데이터플러스 리포트가 활용되고 있다.

9일 LG유플러스가 간담회에서 공개한 인공지능(AI) 콜봇 서비스 ‘AI 가게 매니저’의 시연 모습.[이승호 기자]

9일 LG유플러스가 간담회에서 공개한 인공지능(AI) 콜봇 서비스 ‘AI 가게 매니저’의 시연 모습.[이승호 기자]

③ 이커머스도 넘본다
타겟팅 그룹은 고객의 여러 정보를 조합해 최적의 상품ㆍ서비스를 추천하는 것이 목표다. 맞춤형 상품 추천 쇼핑 플랫폼 ‘U+콕’은 지난 4월 거래 금액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월평균 이용자 수는 44만명을 돌파했고, U+ 콕 통한 재구매율 또한 40%를 넘었다. U+콕은 지난달 정기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진짜 통신 밖에서 돈 벌까

하지만 이런 계획은 경쟁자들이 이미 출시하거나 선보인 상품 또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무기는 아니란 뜻이다. LG유플러스도 이를 인정한다. 전경혜 LG유플러스 AI 데이터 프로덕트 담당(상무)도 “AICC와 데이터플러스 등은 경쟁사들도 다 하는 것이 맞다”며 “우리가 데이터·AI 사업을 지난해에 뛰어들며 경쟁사보다 늦게 시작했다. 지금은 시장에서의 (저희의) 상품성과 확장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기존 통신 시장에서처럼 AI·데이터 분야에서도 1·2등 상황을 지켜보다가 뒤늦게 따라가는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LG유플러스가 펼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스타트업처럼 민첩하게”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전경혜 담당은 “아직 데이터 시장에서 특별한 경쟁력을 가지고 수익화 모델을 만든 상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개편으로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200여명 수준인 CDO 조직 구성원을 2년 내로 400명까지 늘린다. 개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개발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조직문화도 개편한다. 회사는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agile) 조직을 운영하기로 했다. 의사결정부터 예산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스타트업과 같은 ‘자기완결형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날 황규별 CDO는 “(제가 근무했던) AT&T도 개발자에겐 매력이 없는 대기업이라 인재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개발자에게 비전을 제공하며 독자적인 책임과 공간을 주면 개발자들이 LG유플러스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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