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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독일 질주에…K전기차·배터리 점유율 떨어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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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과 독일이 질주하면서 한국산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 점유율이 전년 대비 각각 0.8%포인트, 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독일은 자국의 전기차 우대 정책, 유럽의 친환경차 전환 추세에 힘입어 전기차 수출시장에서 약진했다. 배터리 공급망 등에서 열세에 놓인 한국이 전기차 확대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제무역센터(ITC)의 세계 무역통계를 기초로 글로벌 전기차(BEV)와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의 지형 변화 및 한국의 과제를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BEV는 100% 배터리로 주행하는 순수 전기차를 말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로 소형가전 등에 쓰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전경련은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BEV 세계 5대 수출국은 중국·독일·한국·벨기에·미국이다. 이 가운데 최근 중국과 독일이 앞서가고 있다. 5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20년 대비 중국이 9.5%포인트, 독일이 3.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한국과 벨기에·미국은 각각 0.8%포인트, 2.1%포인트, 8.5%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액은 2020년 15억 달러(약 1조8900억원)에서 지난해 81억 달러(약 10조2000억원)로 415% 급증했다. 독일은 지난해 155억 달러(약 19조5000억원)어치를 수출했고, 한국은 56억 달러(약 7조원) 정도다.

전경련은 중국의 전기차 수출 점유율이 대폭 상승한 데 대해 “세계 최대 전기차 수입시장인 유럽연합(EU)이 상하이자동차, 비야디(BYD), 니오(NIO) 등 중국 기업의 전기차를 대거 수입하고 있다”며 “미국 테슬라의 상하이공장 수출 물량도 중국 물량으로 집계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역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20년 38.4%에서 지난해 48.7%로 뛰어올랐다. 반면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은 2020년 34.7%에서 지난해 30.4%로 줄었다. 일본은 같은 기간 18.4%에서 12.2%로 하락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 급등은 중국의 내수시장 덕이 크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새 정부는 배터리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있는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다만, 중국이 배터리 소재·정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 배터리 업체와 협력하면서도, 국내 기업이 열세인 니켈 등 배터리 원자재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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