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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송해 빈소 찾은 유재석…강호동과 장례위원 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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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연세가 많으셔도 마음이 좀 그랬어요. 최근에도 자주 만났는데….우리 선배님께서는 꼭 천국으로 가실 겁니다. 기도하겠습니다."

8일 별세한 방송인 송해(95·본명 송복희)씨의 '70년 지기' 가수 쟈니 리(84·본명 이영길)씨는 빈소를 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빈소가 채 차려지기 전부터 연예계 인사들의 추모발길이 이어졌다.

 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송해씨의 빈소에서 방송인 유재석, 조세호가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송해씨의 빈소에서 방송인 유재석, 조세호가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뉴스1

코미디언 유재석과 조세호는 이날 오후 3시 48분쯤 장례식장을 찾아 약 1시간 가량 조문한 뒤, 별다른 말 없이 빈소를 나섰다. 이후 가수 김흥국·조영남·설운도·송가인·장민호·정동원, 방송인 이상벽·임백천, 배우 유동근 등도 빈소를 찾았다. 원로 코미디언 심형래·김학래·이용식 등은 오랜 시간 빈소를 지키며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송해씨의 빈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송해씨의 빈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김흥국은 빈소를 나서며 "우리 후배들이 가장 존경하는 방송인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그 연세에 끝까지 마이크를 잡으시고 전국을 누비시는 모습은 저희에게 엄청난 귀감이 됐다"며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가지 않았다면, 전국을 다니면서 '전국노래자랑' 사회를 보셨다면 100세 이상, 150세까지도 사셨을 것 같아 후배로서 마음이 아프다. 또 고향을 가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가장 아쉽고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조영남 "내가 뒤따라가야하는구나 생각했다" 

가수 조영남은 슬픔에 입술을 파르르 떨며 "전 세계적으로 그 나이까지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있을 수가 없다. 독보적인 존재였다"며 "생전에 나에게 맛있는 걸 많이 사주셨다. (부고를 듣고) '내가 뒤따라가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코미디언 심형래는 "선배님이 아니고 부모님이셨다. 코미디언 입장에서는 큰 기둥이고, 많이 의지했다. 100세 넘게 (방송을) 하실 줄 알았다"며 "후배들 어려울 때 챙겨주시는 따뜻함이 있으신 분이다. 저도 힘들었을 때 따로 부르시더니 봉투를 쥐여 주셨다. 힘들 때 손 내밀어 주던 진짜 어른"이라고 했다.

김학래는 "우리나라가 경제 초석 이룰 때 허기진 배를 웃음으로 채워주시던 때가 있었다. 오랫동안 웃음 주시느라 애써주셨는데 이제는 본인을 위해 영면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해씨가 지난해 11월 9일 KBS에서 방송 녹화 뒤 손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송해씨가 지난해 11월 9일 KBS에서 방송 녹화 뒤 손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임백천 "하늘서 '천국노래자랑' 하실 것 같아" 

배우 유동근은 고인과 사석에서 간혹 얼굴을 마주했다며 "희극인을 떠나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게 상징적 가치가 너무 크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MC 임백천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야외 녹화를 수십 년간 하신 건 정말 대단한 업적"이라며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인간계'가 아닌 '신계'라고 했었다. 하늘에서 '천국노래자랑'을 하실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송해씨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디미언협회장이 맡고 석현·이용식·김학래·최양락·강호동·유재석·김구라·이수근·김성규·고명환·정삼식 등이 장례위원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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