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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대중교통 탈만큼 정정" 기네스에 송해 올린 PD의 탄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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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이렇게 빨리 가실 줄은 몰랐다. 최근에 살은 좀 빠지셨지만 건강하셨는데….”
KBS ‘전국노래자랑’ 문석민 PD는 8일 송해 선생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에 “너무 슬프고 황망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12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을 연출하고 있는 그는 “어제까지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내에서 일을 보실 정도로 정정하셨다. 지난주에 통화했을 땐 언제 녹화냐고 물으셨다”고 전했다.

KBS, 오늘밤 헌정공연 재방송 긴급 편성

KBS 2TV에서 지난 1월 31일 방송한 송해 헌정 공연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 선생이 직접 무대에 올라 '비 내리는 고모령'을 부르는 장면이다. [방송캡처]

KBS 2TV에서 지난 1월 31일 방송한 송해 헌정 공연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 선생이 직접 무대에 올라 '비 내리는 고모령'을 부르는 장면이다. [방송캡처]

문 PD는 지난 설 연휴에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헌정 공연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기획하게 된 과정도 설명했다. “지난해에 선생님이 아무래도 건강 때문에 그만하실 때가 가까워진 걸 느꼈다. 마지막을 쓸쓸하게 보내시지 않도록 선생님을 위한 멋진 자리를 만들어드리고 싶어 헌정 공연과 기네스 기록 등재를 추진했다.”

송해 선생에게 헌정 공연 계획을 전한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당시 KBS 제작2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이훈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코로나 상황으로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기약도 없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공연 계획을 말씀드리니 선생님도 좋아하셨다”고 기억했다. 이 대표는 “구순이 넘은 연세에도 건강하게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에 모두들 위안을 받고 더 오래 남아주시기를 응원했는데, 허망하게 깨진 거 같아 상실감이 크다”며 “코로나 때문에  일상의 흐름이 깨진 것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설 전날인 지난 1월 31일 방송된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는 선생의 일대기를 트로트 뮤지컬 형식으로 재구성한 프로그램이다. 태진아ㆍ김연자ㆍ정동원ㆍ이찬원 등이 출연했고, 선생도 직접 무대에 올라 ‘비 내리는 고모령’ ‘내 인생 딩동댕’ ‘나팔꽃 인생’ 등을 불렀다. 당시 시청률은 12.7%(닐슨코리아 조사 결과)로 올 설 연휴 방송된 모든 TV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KBS는 8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긴급 편성해 이날 밤 10시부터 1TV를 통해 재방송할 예정이다. 또 오는 12일 일요일 방송하는 ‘전국노래자랑’은 송해 추모 특집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송해 선생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방송ㆍ연예계 인사들의 추모 화환이 늘어서 있다. 뉴스1

송해 선생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방송ㆍ연예계 인사들의 추모 화환이 늘어서 있다. 뉴스1

8일 선생의 갑작스러운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인들은 “방송계의 큰 별이 가셨다”며 애도의 메시지를 이어갔다. 코미디언 이용식은 딸의 SNS에 글을 올려 “1974년 4월 MBC 방송국에서 국내최초로 코미디언을 뽑는 날 심사위원으로 맨끝자리에 앉아계시던 송해선생님의 스포츠헤어 스타일에 카랑카랑 하신 목소리 지금도 기억한다”며 “천국에 가셔서 그곳에 계신 선후배님들과 코미디 프로도 만드시고 그렇게 사랑하셨던 전국노래자랑을 이번엔 천국노래자랑으로 힘차게 외쳐달라”고 했다.

김명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본부장은 “송해선생님 자체가 브랜드였다. ‘제2의 송해’가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오랜 세월 건강하게 현업에서 자리를 지키셨다는 건 본인 관리가 철저하고 한결같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오셨다는 방증”이라며 선생의 업적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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