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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발렛 해드려요"…베트남이 K푸드에 열광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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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뚜레쥬르 칸호이점 앞에는 널찍한 공간이 있다. 베트남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10여 대를 한 번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이 오토바이를 타고 매장을 방문하면 주차 전담 직원이 오토바이를 넘겨받아 대신 주차한다.

무료 발렛파킹 서비스다. 뚜레쥬르 칸호이점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음식점 등을 이용할 때 주차장에 주차 요금을 내고 직접 주차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무료 발렛파킹 서비스는 폭발적인 호응을 끌어냈고 주요 현지 음식점들이 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뚜레쥬르 칸호이점이 문 열 시간에 맞춰 줄을 선 베트남 고객들. [사진 CJ푸드빌]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뚜레쥬르 칸호이점이 문 열 시간에 맞춰 줄을 선 베트남 고객들. [사진 CJ푸드빌]

베트남에서 ‘K-푸드’ 인기가 뜨겁다. 한류(한국 대중문화 열풍) 바람에 한국인 특유의 ‘서비스 정신’이 더해진 효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한국 빵이나 과자, 주류 등이 잘 팔린 이유다.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오리온 베트남법인의 매출은 10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늘었다.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18.6% 상승했다. 지난 3년간 베트남에서 CJ제일제당의 김치 매출은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다. 충성 고객도 늘고 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작한 뚜레쥬르 멤버십 서비스 가입자는 한 달여 만에 5만2000명을 넘어섰다.

베트남에서 유독 한국 식품이 인기를 끄는 데는 젊은 층 인구 비중이 높다는 점이 작용한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35세 미만이고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이 15세 미만이다. 한류의 중심에 있는 젊은 층이 두꺼운 만큼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도 많다.

베트남에 있는 하이트진로의 '진로바비큐' 매장. [사진 하이트진로]

베트남에 있는 하이트진로의 '진로바비큐' 매장. [사진 하이트진로]

젊은 층을 공략한 마케팅 영향도 크다. 베트남에 있는 뚜레쥬르는 전 매장이 테이블과 의자를 갖춘 카페형이다. 젊은 층이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공략, 케이크나 음료를 마시며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홍보했다. GS25 베트남 매장들은 카페형으로 꾸미고 즉석라면조리기를 갖췄다. 젊은 층에 깨끗하고 예쁜 공간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현지 입맛 공략은 필수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의 날씨가 무더워 달달한 식품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해 과일 소주를 앞세워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에 이어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을 출시했다. 하노이에는 ‘진로 바비큐’라는 매장을 열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한국의 포장마차같은 인테리어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 공간에선 하이트진로의 다양한 주류와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3년 만에 3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오리온이 베트남에서 출시한 쌀과자인 '안'을 사고 있는 베트남 고객의 모습. [사진 오리온]

오리온이 베트남에서 출시한 쌀과자인 '안'을 사고 있는 베트남 고객의 모습. [사진 오리온]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특유의 달달한 맛을 바탕으로 베트남 스낵 시장 점유율 1위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318억원의 매출을 올린 오스타(포카칩)도 베트남 생감자칩 시장 1위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올해 1분기 오스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현지에 있는 우수한 감자 생산 농가에서 주요 재료를 공급받는 데다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해조류맛, 스테이크맛, 바비큐맛, 김치맛 등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은 이미 포화인 상황이라 생존을 위해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현지 문화를 파악하고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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