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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우리 회사도 1784처럼? ‘스마트빌딩 B2B’로 네이버가 노리는 것

중앙일보

입력

네이버 아크(ARC, AI·Robotics·Cloud)는 로봇 친화형 빌딩에서 사람과 로봇 사이의 모든 온·오프라인 환경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기반 기술이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 아크(ARC, AI·Robotics·Cloud)는 로봇 친화형 빌딩에서 사람과 로봇 사이의 모든 온·오프라인 환경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기반 기술이다. 사진 네이버

무슨 일이야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맞춤형 테크 컨버전스 빌딩(이하 스마트 빌딩)을 구축해주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진출한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는 8일 서울 강남에서 공동 밋업(간담회)을 열고 “스마트 빌딩의 기반 기술인 네이버랩스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아크’(ARC, AI·Robotics·Cloud)와 네이버클라우드의 5G 특화망 패키지를 2023년까지 상용화해 미래형 공간을 대중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8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 공동 밋업(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8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 공동 밋업(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랩스도 돈 번다: 네이버가 개발해온 AI·클라우드·5G·디지털 트윈·로보틱스·자율주행 기술이 상품화 단계에 들어섰다. B2B 비즈니스 조직인 네이버클라우드가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사업화한다. 순수 연구개발 조직인 네이버랩스가 기술로 수익을 내기는 처음이다. 네이버의 연구 조직과 기술 상품화 조직 간 시너지가 본격화된 사례.

네이버, 다 계획이 있구나: 스마트 빌딩 B2B 사업은 고객사가 원하는 기술만 골라 구매·조립할 수 있는 모듈형 사업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가진 모든 기술의 집합체인 제2사옥 ‘1784’, 제2데이터센터 ‘각 세종’(2023년 완공 예정)은 이 사업의 거대한 레퍼런스가 된다. 고객사는 1784와 각 세종을 쇼룸처럼 둘러보고 구매할 부분을 정하면 되는 것. 한성숙 전 대표가 취임 직전 ‘네이버 커넥트 2017’에서 “첨단 기술의 대중화를 통해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하겠다”며 커머스 B2B를 키운 데 이어, 스마트빌딩으로 B2B 사업 범위가 확대됐다.

네이버의 미래: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날 “PC·모바일 이후의 네이버가 어디서 서비스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장 좋은 답변은 우리가 사는 생활 공간 자체를 네이버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도약을 내건 최수연 대표의 ‘팀 네이버’가 지향하는 바를 보여준다.

첫 삽은 뭐야?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8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 공동 밋업(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8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 공동 밋업(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내년까지 아크아이(ARC eye)와 아크브레인(ARC brain) 정식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사는 각자의 목적, 공간, 사람에 맞는 자기만의 창의적인 로봇을 만들 기반 기술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크아이는 GPS가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도 로봇에게 현재 위치와 경로를 정확히 알려주는 ‘눈’, 아크브레인은 모든 로봇의 이동, 측위, 서비스 수행을 일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얼마?

이날 밋업에 참석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가격은 고객이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원하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진다”며 “새로운 도시나 빌딩을 만든다면 네이버와 처음부터 (설계해야) 하고, 기존 빌딩에 적용한다면 고객의 상황과 수요에 맞춰 일부 기능·기술만 선택적 도입하는 형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누가 쓰나?

한 전무는 이어 “이 패키지를 쓸 수 있는 곳은 도시 개발 사업, 산업 단지, 스마트 시티, 빌딩, 병원, 공항, 쇼핑몰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외에도) 일본의 소프트뱅크, 동남아의 네이버 투자사, 싱가포르의 모 기관 등과 협의 중”이라며 해외 진출 상황도 언급했다.

스마트빌딩은 어떤 모습?

네이버의 로봇 친화형 신사옥 1784에서 볼 수 있는 각종 로봇 기술들. 사진 네이버랩스

네이버의 로봇 친화형 신사옥 1784에서 볼 수 있는 각종 로봇 기술들. 사진 네이버랩스

네이버가 생각하는 완성형 스마트 빌딩은 1784와 각 세종에서 엿볼 수 있다. 1784에선 ‘클로바 페이스사인(얼굴 인식)’을 통해 마스크를 쓰고도 별도 확인절차 없이 건물 출입이 가능하고, 자율주행 로봇 ‘루키’가 택배·커피·도시락 등을 배달한다. 루키는 사람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전용 엘리베이터를 쓰고 알아서 개인 공간은 피해 다니는 ‘매너 로봇’. 직원들은 자동으로 회의록을 작성해주는 ‘클로바노트’를 쓰며, ‘네이버웍스’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사무실의 온도·조명·환기를 조절한다. 내년 완공될 각 세종에는 자율주행 셔틀버스도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번 B2B 사업이 모든 서비스를 네이버로 채우는 솔루션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박원기 대표는 “고객사가 원하는 부분에만 네이버 기술을 쓰면 된다”며 “예컨대 자사 데이터센터를 쓰면서 5G는 A사, 데이터 송수신 기술은 B사, 로봇 하드웨어는 C사, 로봇 두뇌는 네이버 아크를 쓰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 알면 좋은 것

스마트 빌딩의 일부인 5G 특화망 기술엔 최근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협력한 ‘이음 5G’가 포함돼있다. 삼성전자가 일반 통신망 대비 업로드 주파수 비중을 2배 수준으로 확대한 대용량 데이터 처리 전용 장비를 개발했다. 양사는 지난 2일 제조·물류·항만·의료 등 다양한 기업과 이음 5G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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