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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라이트이어’ 완성한 K아티스트 “픽사 수평적…꿈꾸는 후배들 연락 환영”

중앙일보

입력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는 픽사의 인기 시리즈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버즈' 캐릭터의 뒷 이야기를 풀어낸 스핀오프 작품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는 픽사의 인기 시리즈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버즈' 캐릭터의 뒷 이야기를 풀어낸 스핀오프 작품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픽사가 이번엔 우주로 갔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신작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시키기 위한 ‘버즈’와 우연히 그와 한 팀이 된 정예 부대 요원들의 미션 수행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에서다.

1995년 1편이 개봉한 이래로 4편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첫 번째 스핀오프 작품인 ‘버즈 라이트이어’는 ‘토이 스토리’에서 우주특공대원 장난감으로 나오는 버즈 캐릭터 뒤에 남모를 이야기가 있었다는 설정이다. 광활한 우주 공간과 각종 장비를 현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나사(NASA) 구석구석을 연구하는 등 디테일에 공을 들였다. 총 작업 기간만 5년 6개월에 달했다.

이같은 프로덕션 작업에는 두 명의 한국인도 활약했다. 디즈니·픽사 ‘루카’와 마블 ‘이터널스’ 등에 참여했던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와 ‘닥터 스트레인지2’, 넷플릭스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등을 작업했던 이채연 애니메이터다. 8일 화상으로 만난 이들은 어릴 적 아티스트로서의 꿈을 심어준 ‘토이 스토리’ 시리즈 스핀오프에 참여한 것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15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신작 '버즈 라이트이어'에 참여한 이채연 애니메이터(왼쪽)와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5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신작 '버즈 라이트이어'에 참여한 이채연 애니메이터(왼쪽)와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토이 스토리 스핀오프 참여, 설레고 영광”

전성욱 아티스트는 “95년에 ‘토이 스토리’가 처음 나왔을 때 극장에서 본 뒤로 3D 애니메이션과 영화 쪽에 관심을 갖고 아티스트를 꿈꿔왔기 때문에 그 스핀오프에 참여하게 된 게 굉장히 설렜다”며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 정말 열심히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채연 애니메이터도 “나 역시 참여하게 된 게 큰 영광이었다”며 “특히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님이 실제 ‘토이 스토리’에서 버즈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던 분이어서 더 의미 있고, 애니메이터로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배우가 작품에 캐스팅되듯, ‘버즈 라이트이어’ 작업에 캐스팅됐다는 이들은 각각의 영역에서 애니메이션에 숨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정확한 명칭으로는 ‘카메라 앤 스테이징(Camera and Staging)’ 부서에 속했던 전 아티스트는 “실사 영화에서 배우와 카메라 감독이 특정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상의하는 것처럼, 캐릭터를 3D 공간에 넣어놓고 카메라로 어떻게 찍을지 여러 옵션을 만드는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픽사가 최초 개발한 3D 애니메이션 IMAX 카메라로 촬영해 우주 공간을 보다 확장된 화면비로 담아냈다.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버즈는 자신의 실수로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시키기 위해 정예 부대 요원들과 미션 수행에 나선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버즈는 자신의 실수로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시키기 위해 정예 부대 요원들과 미션 수행에 나선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버즈와 버즈 동료들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맡은 이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터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직업”이라며 “캐릭터의 외면과 내면을 모두 분석해 살아있는 듯한 표정과 움직임을 넣어 관객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영화로 치면 배우와 같은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토이 스토리 팬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시리즈 영화 특성상 ‘원조’ 팬들이 많은 만큼 기존 캐릭터에 무언가 더하고 빼는 작업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 아티스트는 “그냥 전혀 다른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오히려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라며 “버즈와 그의 친구들의 여행에 집중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시작 후 5분만 지나면 ‘토이 스토리’는 까먹으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시리즈와 연결되는 지점들은 곳곳에 심어뒀다. 전 아티스트는 “버즈가 갖고 있는 책임감, 용맹함, 팀원들을 챙기는 모습 등의 성격은 기존 시리즈 속 모습과 닮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면서도 버즈가 실패를 겪고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차별화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애니메이터는 “‘토이 스토리’ 속 버즈의 대사들이나 버즈가 사용하던 무기 같은 것들이 ‘버즈 라이트이어’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다른 점이라면 버즈가 좀 더 인간미 있고, 실존 인물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라고 했다.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픽사는 수평적…후배들 연락 환영”

두 사람은 디즈니·픽사에서 일하는 장점도 이야기했다. 전 아티스트는 “픽사는 굉장히 수평적인 조직이다. 일반 아티스트가 말하는 의견에 대해서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다 같이 고민할 수 있게끔 들어준다”고 말했다. 이번이 픽사에서의 첫 작업이었던 이 애니메이터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얼마나 열려 있는지가 가장 인상 깊었다. 재택근무를 하는데도 전혀 동떨어진 느낌 없이 챙겨주고, 기꺼이 도와주는 문화가 정말 특별한 점”이라고 전했다.

과거에 비해 디즈니·픽사 작품에 한국인의 참여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그 문턱이 낮지만은 않은 상황. “저 역시 다른 한국인 아티스트를 롤모델로 삼고 열심히 해왔다.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전성욱)는 게 이들이 후배 아티스트에게 전하고픈 말이었다. 전 아티스트는 “저도 사실 한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영화를 하고 싶어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이 애니메이터도 “저도 학생으로서 애니메이터를 꿈꾸면서 영화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한국 분들 이름을 검색해서 연락을 드리면서 정보를 수집했었다”며 후배들의 연락을 환영한다고 했다. “저도 픽사에 들어오기까지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서 이제는 제가 받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돌려드리고 싶거든요. 항상 도전하시고, 기쁘게 도와드릴 마음이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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