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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예방 마스크 써, 말아?…CDC 권고 철회에 '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원숭이두창 예방과 관련해 “마스크 권장”에서 “안 써도 된다”고 번복했다. 이로 인해 미국 시민은 혼란을 겪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각에선 CDC의 권고에도 공기 전파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숭이두창 검사용기. 연합뉴스

원숭이두창 검사용기. 연합뉴스

이날 CDC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CDC는 6일 밤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국제 여행 안내문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를 삭제했다”며 “이는 (감염병 예방과 관련해) 혼란을 야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DC가 언급한 “혼란”에 대해 취재진이 추가 설명을 요구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CDC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은 감염자의 체액이나 오염된 침구, 성관계 등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주로 전염된다고 밝혔다. 제니퍼 맥퀴스턴 CDC 부국장은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가 아니다. 호흡기 전파가 주된 감염 루트가 아니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CDC 측이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권고 문항을 삭제한 것도 이러한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공기전염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했다. 공기전염이 원숭이두창 확산의 주된 요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정확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방역 전문가를 인용해 “CDC의 갑작스러운 권고 변경은 그만큼 (원숭이두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공기전염에 대해 CDC가 보인 혼란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9월 CDC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가 며칠 만에 “실수였다”며 이를 번복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다시 “코로나19의 일부 감염은 공기 중에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머무르는 작은 물방울과 입자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일 수 있다”고 지침을 수정했다. 또 CDC는 원숭이두창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 의료진 등의 마스크 착용은 권고하고 있어 여전히 대응 방안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NYT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대부분의 연구는 비슷한 특징을 가진 천연두에서 온 것인데, 천연두 연구에서도 당초 예상과 달리 공기전염 사례가 나왔다”며 “지난 2017년 나이지리아 교도소 내 원숭이두창 확산을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지만 감염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밀턴 미 메릴랜드대 바이러스 전문가는 “병원 등에서 공기를 통한 감염 예방책은 보편적이지 않다”며 “잠재적 가능성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 세계 원숭이두창 누적 확진자 수는 1033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이후 한 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한국 질병관리청은 8일 원숭이두창을 제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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