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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장서 밀리는 한국 “중간재 위주 수출구조 다변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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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2020)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2020)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중국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한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2년 연속 대만에 수입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면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8일 발표한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하락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8%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에 비해 1.9%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중국의 10대 수입국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의 점유율 하락 폭(1.7%포인트, 같은 기간 8.4→6.7%)보다 컸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부품, 합성섬유·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파라크실렌 등에 대한 중국의 수입 물량 자체는 증가했다. 하지만 대만,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을 통한 수입량은 더 늘어나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대폭 하락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히 중국이 수입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컴퓨터·주변기기, 통신장비, 전자부품 등 정보통신기술(ICT) 제품군에서 한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 20.5%에서 지난해 17.9%로 2.6%포인트 감소했다. 주요 국가 중 점유율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이 기간 대만과 아세안의 수입 점유율은 각각 5.6%포인트, 1.9%포인트 상승하면서 한국의 점유율을 대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단계별로는 중간재와 소비재 수출 부진이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 중 80% 이상은 중간재다. 지난해 중국의 중간재 수입 규모는 2017년 대비 50.3% 증가했지만 한국산 중간재 수입은 2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무역통상연구원은 중국의 수입 구조가 고난도 기술품목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시스템반도체,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 주력 품목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고난도 기술 중간재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중간재 위주의 수출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아린 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이 가공무역을 억제하고 중간재를 자급화하는 등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며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고부가가치 전략 품목을 발굴하는 한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양허 협상을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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