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국가기간망에 양자암호기술 적용 성공…해킹 위험 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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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열린 '국가융합망 양자암호 세미나'에서 관계자가 양자암호기술 적용 성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는 8일 국가기간통신망인 국가융합망에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가융합망은 정부가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구축·운영하던 정보통신망을 지난해 하나로 통합해 순차적으로 개통 중인 범정부 국가통신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국가융합망 구축·운영 제1사업자로 선정돼 시·도 중심으로 전국 38개 네트워크 거점(노드)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SK브로드밴드는 “국가융합망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해 국가통신망 도청이나 해킹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국가 기밀·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 법칙을 활용해 송·수신자만 해독할 수 있는 ‘양자 암호키’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 기술이다. 제3자가 가운데서 정보를 가로채려고 시도하면 송·수신자가 이를 간파할 수 있어, 현존하는 보안기술 중 가장 안전한 통신 암호화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런 양자암호통신을 국가융합망에 적용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라는 것이 SK브로드밴드의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 최장 거리인 총 800㎞ 구간에서의 기술 적용이 이달 말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그간 구축된 민간 양자암호망은 대부분 30∼70㎞ 구간에 적용되는 데 그쳤다. 이보다 먼 거리에서 전송할 경우 중계 기술의 한계로 통신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대규모 암호망 구성이 어려웠다.

SK브로드밴드는 30여 개의 양자중계기를 설치해 국가융합망의 각 구간을 통신 손실 없이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해 총 800km에 달하는 전국 규모의 양자암호망 적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SK브로드밴드는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에서 승인받은 ‘양자암호통신(QKD 기반) 네트워크 통합관리규격 표준’ 7건을 국가융합망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국가융합망 중간에 양자키분배기(QKD·양자 암호키를 만드는 장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양자암호 서비스 구간을 구성할 수 있어 확장성도 뛰어나다고 SK브로드밴드는 덧붙였다.

회사는 이번 국가융합망 구축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통신망을 관리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인 ‘전송망 소프트웨어 정의망’(T-SDN) 등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설계 초기부터 단계별 확장성을 고려해 백본망과 액세스망을 최대한 분리하는 등 SK그룹 차원에서 10년 넘게 투자한 기술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었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 사옥이 위치한 SK남산빌딩. [사진 SK브로드밴드]

국가융합망 구축 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측은 “양자암호기술이 적용된 국가융합망 구축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고도화된 범정부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했다”며 “한층 개선된 서비스 품질과 보안이 적용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국가융합망이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구영 SK브로드밴드 공공 담당은 “이번 800㎞ 국가융합망 양자암호기술 적용 성공은 대한민국이 이 기술 개발·상용화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사례”라며 “차세대 양자암호망 구축이라는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공 솔루션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