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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샤오미 실적, 향후 전망도 “글쎄”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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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사업 부진, 주가 폭락

3년 안에 중국 하이엔드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를 쟁탈하겠다던 샤오미의 올 상반기 실적이다. 지지부진한 성과에 샤오미의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상장 이후 첫’ 분기 매출 감소…모든 게 다 ‘코로나’ 탓?

얼마 전 샤오미가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2022년 1분기 샤오미의 매출은 733억 5200만 위안(13조 9038억 716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분기 매출 감소는 2018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8억 5900만 위안(5419억 2345만 원)으로 52.9% 폭락했다.

주가도 하락했다. 올해 들어 샤오미 홍콩 주가는 40% 넘게 급락했다. 23일 한국 시간 오후 2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2.89% 하락한 11.4홍콩달러(18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 股城网]

[사진 股城网]

샤오미의 실적 하락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의 올 1분기 출하량은 3850만 대로, 작년 동기보다 10.5% 줄었다. 왕샹(王翔) 샤오미 총재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회사 제품 생산과 물류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2020년 우한 사태보다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경제를 강타하며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당장 교체가 임박하지 않은 내구성 소비재 중심으로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샤오미뿐만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대부분이 출하량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직속 연구기관인 중국통신원의 최근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확산 충격이 본격적으로 닥친 지난 3월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146만 대로 지난해 동월보다 40.5% 줄었다.

중국뿐 아니라 스마트폰 업계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다. 시장분석기관 카날리스(Canalys)의 최신 통계로는 2022년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사진 一点资讯]

[사진 一点资讯]

샤오미의 올 1분기 스마트폰 사업 매출은 458억 위안(8조 6809억 32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5억 위안(9조 7613억 1000만 원)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하량 기준, 21.4% 줄어든 3850만대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1분기 실적 발표 직전,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가 공급업체에 당분간 주문량을 20% 줄일 것으로 보인다”는 소문이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퍼지기도 했다. 이날 샤오미 측은 이와 관련해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재확산, 불안정한 국제 정세, 저가 칩 공급 부족’ 등 여러 요인으로 일부 샤오미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았으며 이는 곧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중국 테크 전문매체 취안톈허우커지(全天候科技)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샤오미가 당초 1억 9000만 대를 출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1억 5000만 대로 계획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이 했던 말이 재조명받고 있다. 10년 전 레이쥔은 미래 판매량을 예측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휴대전화가 잘 팔리지 않으면 재고가 쌓이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회사 자금 상황도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10년 후 현재, 샤오미는 바로 이 재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취안톈허우커지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샤오미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재고가 많이 남은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은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맞춤형 소재를 사용해야 하므로 재고가 쌓이면 처리하는 데 번거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가 풀어야 할 숙제는 프리미엄 라인에 속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리즈의 재고 문제뿐이 아니다. 올해 3월 출시된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Redmi) K40S의 경우, 1799~2399위안(34만 1072~45만 4826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칩 부족으로 출고가 늦어진 데다 ‘가성비 황제’라는 타이틀과 비교하면 거의 달라진 게 없는 성능으로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레드미 K40S [사진 샤오미 공식홈페이지 캡처]

레드미 K40S [사진 샤오미 공식홈페이지 캡처]

샤오미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레드미 K40S의 출시 첫 주 판매량은 1만 8000대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이 가격대의 휴대전화 첫 주 판매량이 최소 10만 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적은 수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샤오미 “중고가형 스마트폰 비율 증가했다”…‘프리미엄 전략’ 통하나

샤오미 주력 제품이었던 ‘가성비 황제’ 스마트폰은 저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지만, 당초 샤오미가 주장한 ‘고급화 전략’은 조금씩 효과를 보이고 있다.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는 올해 2월, “3년 내 휴대전화 판매량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애플 아이폰을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가 공식적으로 애플을 저격해 고급화 전략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미의 1분기 실적 발표 내용에 따르면 1분기 샤오미의 글로벌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오른 1189위안(22만 5315원)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또 중국에서 3000위안(56만 8500 원) 이상, 해외에서 300유로(약 40만 원) 이상인 프리미엄 라인 스마트폰 출하량은 400만 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린스웨이(林世伟) 샤오미 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중·고급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 매출총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12.9%에서 올해 9.9%로 떨어진 점에 대해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형 제품의 재고 정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칩 부족 문제와 공급망 문제 역시 차근차근 해결하고 있어 올 말에는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china daily]

[사진 china daily]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제품 라인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가성비’로만 승부했기 때문에 광고만으로 프리미엄 라인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루웨이빙(卢伟冰) 샤오미 중국지역 총재 겸 레드미 총괄책임자는 공개서한을 통해 샤오미가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샤오미는 중국 본토에 1만 5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수십만 위안에 달하는 투자 비용 대비 오프라인 매장의 프리미엄 라인 고객 확보 효과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 5월 13일 왕텅(王腾) 샤오미 허난 지사장이 웨이보에 공개한 매장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그중 판매액이 가장 높은 직원은 한 달간 7대의 휴대전화를 팔았으며, 판매액은 총 3만 8542위안(731만 2188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자동차 사업’도 아직 큰 진전 없어

중국 매체 제몐(界面)신문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10월 19일 연례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고 “샤오미 자동차 생산을 2024년 상반기부터 정식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프로토타입 전기차를 올 3분기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이어 컨퍼런스 콜에서 자동차 제조 핵심 기술 연구개발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샹 총재는 이날 “(샤오미 전기차 개발과 관련해) 아직 특별히 발표할 만한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자동차 연구개발 엔지니어 규모가 1200여 명에 달하며 2024년 상반기 양산 목표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사진 Geek黑仔 공식웨이보 계정]

[사진 Geek黑仔 공식웨이보 계정]

이어 샤오미는 올 1분기에만 스마트 전기차와 같은 혁신 사업에 4억 2500만 위안(806억 2675만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 인재 유치, 관련 시설 구축 등 관련 사업에 인적·물적으로 투자함과 동시에 산업사슬 완비에도 힘쓰고 있다.

2021년 10월 기준, 샤오미 그룹에 포함된 투자회사를 통해 120개 기업에 투자했는데 그중 40여 개 기업이 배터리, 자율주행, 라이다(LiDAR,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발사한 후 레이저가 목표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지도를 만들고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 센서) 등 자동차 관련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레이쥔은 자동차 사업에 대해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업적과 명성을 샤오미 자동차를 위해 바칠 의향이 있다”며 “인생 마지막 중대 프로젝트”라 강조했다. 레이쥔의 이 같은 포부에도 샤오미의 전략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취안톈허우커지는 샤오미에서 중간 관리직을 역임했던 관계자를 인용해 “샤오미가 자동차 제조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모두 이해하고 있지만 ‘수많은 자동차 제조업체 중 샤오미를 골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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