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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선’ 이재명, 대표 도전 묻자 “정치는 국민의 뜻” 우회 답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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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초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을)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출근을 했다.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그리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간 헤게모니 싸움이 첨예해지는 상황이어서 이 의원의 입에 관심이 쏠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예고됐던 오전 9시보다 다소 늦은 9시47분쯤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818호 앞에 도착했다. 818호는 송영길 전 대표가 쓰던 사무실이다. 이 의원은 취재진에 “시간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한데 수도권 서부 지역 교통망 해소에 대대적 투자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운을 뗀 뒤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첫 출근 소감을 밝혔다. 자신을 향하고 있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선 “우리 국민들과 당원 여러분, 지지자분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열심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명패. 김경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명패. 김경록 기자

‘8월 전당대회 출마 관련 입장이 정해졌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아직 제가 국회 0.5선,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아직 전당대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만 했다. 당내 ‘친이재명계 대 친문재인계’ 갈등에 관한 질문에는 “정치에서는 국민과 당원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인들이 이합집산하면서 정치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정치는 국민들이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는 우회적 답변을 내놨다. “전당대회 도전 여부의 핵심 기준을 지지층 여론에 두겠다는 의미”(민주당 당직자)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국회 정문 앞 담장 옆엔 이른 아침부터 수십 개 화환이 늘어섰다. 이 의원 지지세력인 ‘개딸’(개혁의 딸)이 그의 국회 첫 출근을 축하하며 세워둔 화환들에는 ‘금쪽같은 내 새끼 이재명’ ‘재명이 뒤는 우리가 맡을게’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목이 집중되자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마음만 감사히 받고 화환과 축하난은 정중히 사양하는 점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친문그룹의 간판 격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미국으로 떠났다. 이 전 대표는 1년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할 계획이다. 그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배웅 나온 지지자 70여 명 앞에서 “어떤 사람은 경멸하고 증오한다. 이것을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으로 이겨주실 거라 믿는다.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 그것을 여러분이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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