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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대규모 파업…尹 "사용자든 노동자든 불법엔 원칙대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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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본부의 무기한 집단운송거부에 대해 “법에 따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서울 용산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대란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든 간에 다 선거운동 할 때부터 '법에 따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계속 천명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첫 대규모 파업에 대해 윤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법치’를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한덕수 총리 역시 지난 5일 ‘국정현안 점검 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법이 허용하는 권리 행사는 확실히 보호하지만, 법을 위반하고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선 법에 따라 엄단한다는 원칙”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안전운임제 확대 시행 등을 주장하고 있는 화물연대는 이날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글로벌 공급난 여파로 촉발된 국내 물류난이 더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화물연대에 대해 “교섭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수고용노동자인 화물연대 구성원들은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 신분”이라며 “따라서 파업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는 노동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이 아닌 집단행동으로 규정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와 노동계 간 ‘강 대 강’ 대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ㆍ결사의 자유는 당연히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불법 도로 점유나 폭력행사, 대체운송 방해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화물연대와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노조만 상대로 더 엄격한 법을 적용한다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부당노동 행위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단하되, 계속 협상을 진행하면서 산업계에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尹 “국무위원도 반도체 알아야…과외받아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통해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반도체는 안보 전략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한ㆍ미정상회담 때 세계 최대 파운드리를 보유한 평택을 가장 먼저 방문한 건, 미국이 안보 전략적인 차원에서 대한민국을 포기하지 못하는 걸 전 세계에서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과거엔 자본이 부족해 정부가 선진국으로부터 장기저리융자 받아 산업은행을 통해 배분했고, 자동차 철강 산업을 키웠다’”며 “김대중 정부부터는 지식 산업을 강조했고, 이제 가장 중요한 핵심은 휴먼 캐피탈이다. 우리 경제 성장과 도약을 위해선 첨단산업을 이끌 인재양성이 가장 절박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보고 있다. 왼쪽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뉴스1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보고 있다. 왼쪽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뉴스1

이날 국무회의에선 윤 대통령의 특별요청으로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 출신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반도체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가치’를 주제로 20분가량 강연을 하기도 했다. 특정 부처 장관이 다른 국무위원을 상대로 강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장관은 이날 강연에 반도체 제작에 쓰이는 웨이퍼와 포토마스크를 가져와, 웨이퍼에 빛을 쪼여 정보를 새기는 과정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 장관의 강의가 끝난 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 모두가 첨단산업 생태계가 반도체 중심으로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야 한다”며 “각자 공부해서 수준을 높여라. 과외 선생 붙여서라도 더 공부해 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더 성장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첨단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공급해야 한다. 인재 양성이 가장 절박하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교육부가 발상의 전환, 개혁과 혁신을 통해 첨단산업을 이끌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교육부 스스로 경제부처라고 생각해야 한다. 예전에 산자부, 중기부, 과기부와 협의했던 것과는 다른 기준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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