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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中, 캄보디아 해군기지 금주 착공…인태 지역 첫 해외 주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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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남서부 레암 해군기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주둔을 위한 기지 증축 착공식이 곧 진행될 예정이라고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공사가 완료되면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첫 해외 군사 거점을 마련하게 된다.

캄보디아 남서쪽 시아누크항 인근에 위치한 레암 캄보디아 해군 기지의 모습. [EPA=연합뉴스]

캄보디아 남서쪽 시아누크항 인근에 위치한 레암 캄보디아 해군 기지의 모습. [EPA=연합뉴스]

이날 WP는 익명의 서방·중국 관리 등을 인용해 레암 해군기지 북쪽에 중국군 주둔을 위한 시설들이 비밀리에 준비되어 왔으며, 이르면 오는 9일 본격적인 공사를 위한 착공식이 열린다고 전했다. 여기엔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를 비롯한 중국 관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 군사 시설 설치 등은 언급되지 않을 전망이다.

레암 해군기지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서쪽으로 168㎞ 떨어진 시아누크항 인근에 위치했으며, 인도양과 태평양 사이의 주요 통로인 말라카 해협과 가깝다. 한 당국자는 “이 해군기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야망에 중요한 요소”라며 “이 지역은 중국이 역사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서 지난 2019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캄보디아 정부가 비밀 협약을 체결해 30년간 레암 해군기지의 약 3분의 1(약 25만㎡)을 중국군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며, 이후 10년 단위로 자동 갱신되는 계약을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양국 정부는 이러한 보도를 전면 부인했지만, 이후 이 지역에선 기지 부지의 공사 모습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포착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해군 함대를 운영하는 중국은 그간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거점 확보에 노력해왔다.

지난 2017년 아프리카 동쪽 지부티에 첫 군사 거점을 세웠고, 지난해 말에는 대서양과 면한 아프리카 서쪽 적도기니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당국 정부 관계자와 접촉하고 있다는 미국의 기밀정보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 외에도 스리랑카‧아랍에미리트(UAE)‧파키스탄 등 10개국 이상에서의 군사기지 확보 계획을 검토했다. 최근 중국이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밀착하는 솔로몬 제도에서도 비슷한 계획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적도기니에 영구적 군사기지 건설 계획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WSJ]

중국, 적도기니에 영구적 군사기지 건설 계획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WSJ]

미 국방부는 중국의 군사기지 네트워크가 “미군 작전에 개입하고 미군에 대한 공격 작전을 지원할 수 있다”고 경계해왔다. 중국군이 보유한 해군 함정은 350척 이상으로 단순 물량만 비교하면 미국(297척)보다 많다. 중국군은 2030년까지 보유 함정을 46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기지가 한 곳뿐이어서 적극적인 해군력 투사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WP에 따르면 중국군은 레암 해군기지를 중국판 위성항법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의 지상기지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주미 캄보디아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해군기지의 개보수 공사는 캄보디아 해군 능력의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헌법상 국내에 외국 군사기지 설치는 허용되지 않는다. 해당 보도는 캄보디아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들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캄보디아 측 입장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어 자오 대변인은 "미국 측이 캄보디아 측 입장을 묵살하고 악의적 추측을 거듭하며 먹칠하고 심지어 캄보디아를 위협·압박하는 것은 전형적인 괴롭히기 행태"라며 "중국과 캄보디아는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이며, 양국 각 분야의 협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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