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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사랑과 24시간 스트레칭...36세 나달의 강철 체력 비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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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한 36세 노장 나달. [EPA=연합뉴스]

14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한 36세 노장 나달. [EPA=연합뉴스]

 "이 나이에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 밀리지 않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14번째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우승을 차지한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이 6일(한국시간) 미국 CBS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달은 앞서 같은 날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2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24·노르웨이)를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만 36세 나달은 이 대회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34세의 나이로 1972년 대회에서 우승했던 안드레스 히메노(스페인)였다.

나달이 고질적인 부상을 딛고 우승할 수 있었던 건 강철 체력 덕분이다. [AFP=연합뉴스]

나달이 고질적인 부상을 딛고 우승할 수 있었던 건 강철 체력 덕분이다. [AFP=연합뉴스]

고질적인 왼쪽 발 부상에 시달리는 나달은 이번 대회 내내 왼발에 마취 주사를 맞고 뛰었다. 16강과 8강에서 연달아 4시간 넘는 장기전을 치르고도 12살 어린 조카뻘 루드와의 결승에서 펄펄 날았다. 라이벌 노박 조코비치(세계 1위·세르비아)는 8강에서 나달에 패한 뒤 "나달의 (빼어난) 체력은 놀랍지 않다. 그는 며칠 전까지 걷지도 못할 만큼 지친 상태여도 경기 당일엔 100% 몸 상태를 만들 능력을 가졌다. 실제로 매번 그랬다"며 감탄했다.

나달의 건강한 식단은 강철 체력과 탄탄한 몸매의 비결이다.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나달의 건강한 식단은 강철 체력과 탄탄한 몸매의 비결이다.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20대 못지않은 몸매와 강철 체력의 비결은 철저한 자기 관리다. 나달은 육류보단 해산물 위주 식단을 즐긴다. 육류보단 덜 기름지면서 단백질은 풍부하기 때문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되기 전부터 10년 이상 지켜온 철칙이다. 그의 점심과 저녁상엔 어김없이 찐 생선 요리와 새우 만두가 오른다. 여기에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올리브오일과 샐러드를 곁들인다.

직접 요리하는 나달.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직접 요리하는 나달.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덕분에 그는 수년째 체중 85㎏를 유지 중이다. 나달은 요리가 취미라서 전담 요리사가 따로 없다. 국제 대회에 나가도 경기 후 직접 수퍼마켓에 들러 자신이 먹을 샐러드와 음식 재료를 고른다. 채소 신선도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종종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요리하는 사진을 게재한다.

수퍼마켓에서 채소 등 음식 재료를 꼼꼼하게 살피는 나달.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수퍼마켓에서 채소 등 음식 재료를 꼼꼼하게 살피는 나달.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사실 나달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빠에야(스페인식 볶음밥), 스페인식 햄 그리고 초콜릿이다.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참는 것이다. 나달은 평소 "(기름진) 빠에야를 매일 먹는다면 테니스 선수 생활은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농담을 달고 산다. 훈련이 고될 땐 친구들을 초대해 평소 절제했던 빠에야를 먹고 칵테일을 마신다. 햄은 아침식사 때만 먹는다.

나달은 몸 관리를 위한 시간도 분 단위로 쪼개 쓴다. 정시에 식사하고, 정해진 훈련량을 소화한다. 남자프로테니스투어(ATP) 홈페이지에 따르면 나달은 세트당 평균 3300보를 딛는다. 5세트까지 치르는 메이저 대회의 경우 1만 보 이상 달린다는 뜻이다. 이를 대비해 그는 하루 4시간씩, 평균 4700 칼로리가 소모되는 고강도 훈련을 주 6일 진행한다.

라커룸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아 고무 밴드 스트레칭 하는 나달(왼쪽).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라커룸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아 고무 밴드 스트레칭 하는 나달(왼쪽).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스트레칭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나달.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스트레칭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나달. [사진 라파엘 나달 인스타그램]

그는 오전 6시에 훈련 코트에 선다. 스트레칭-유산소-연습경기 순으로 훈련한다. 그중에서 유독 스트레칭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최소 1시간 이상이다. 유연성을 키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나달은 대회 참가 중 숙소나, 경기 전 대기장소에서도 틈이나는 고무 밴드를 이용해 스트레칭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프랑스오픈 대회 기간 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찾은 나달(오른쪽 둘째)이 브라질 축구 레전드 호나우두(가운데)와 함께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오픈 대회 기간 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찾은 나달(오른쪽 둘째)이 브라질 축구 레전드 호나우두(가운데)와 함께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수면시간도 철저히 챙긴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든다. 나달은 "소파에 누워 늦은 시간까지 TV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기나 훈련을 앞두고 8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하는 게 철칙"이라고 말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피드의 광팬인 그는 아무리 늦은 시간에 경기 중계를 해도 끝까지 본다. 나달은 이번 프랑스오픈에서도 16강전을 불과 17시간 앞두고 파리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잉글랜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직접 찾아 응원을 했다.

팬은 "나달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면서 부상을 잘 치료해 이달 27일 윔블던에도 출전하길 바라고 있다. 나달은 "코트에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달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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