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이키, 中 안타도 NFT 뛰어들었다...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안타(安踏), 리닝(李宁), 나이키, 룰루레몬

이들 스포츠 브랜드를 하나로 잇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올들어 NFT(대체불가능토큰) 관련 제품을 출시하거나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 동계올림픽 기간 안타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과 손잡고 동계올림픽을 주제로 한 NFT를 발표했다.

[사진 cmovip.com]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디지털 세상은 복제와 위조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러나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함부로 조작할 수 없는 NFT의 특징 덕분에 이는 진짜임을 증명하는 해결책으로 업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차츰 디지털 수집품, 즉 NFT를 거래할 수 있는 장이 확대되고 같은 뿌리를 가진 암호화폐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NFT가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NFT는 게임·예술품·부동산 등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투자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아디다스,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너도나도’ NFT에 뛰어든다.

나이키는 2억 달러(2535억 원)를 투자해 메타버스 기반 스포츠 브랜드인 아티팩트(RTFKT)를 인수, 첫 이더리움 NFT 메타버스 운동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디지털 운동화는 출시 보름 만에 1만 개 이상 팔렸다. 나이키의 해당 NFT 운동화는 현재 글로벌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에서 판매 중이며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으로 거래된다. 지난 4월 26일 기준 800만~98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기도 하며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5월 18일 현재 200만~500만원대 형성)

[사진 나이키 공식 홍보 영상 캡처]

아디다스도 나이키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머니(Gmoney), 펑크스 코믹(Punks Comic)*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첫 NFT 시리즈인 ‘인투 더 메타버스(Into the Meraverse)’ 를 선보였다. 아디다스는 해당 NFT 총 3만개를 개당 0.2이더리움(ETH), 약 765달러(96만 9637원)에 판매해, 약 2300만 달러(291억 5250만 원)이상의 이익을 냈다고 엔가젯, 더버지 등 외신이 보도했다.

*펑크스 코믹은 아티스트 크리스 월(Chirs Wahl)이 마블·DC코믹스와 협력해 그린 NFT 만화책 시리즈다.

해당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NFT 구매 시,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후드티와 비니모자 등 상품을 지급한다는 점이다. 이는 현실 세계의 브랜드 가치를 가상공간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푸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 이하 맨시티)첫 프리미어리그 우승 10주년과 당시의 상징적인 시각인 ’93:20’를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디지털 축구화 NFT를 출시했다. 13일 NFT 시장인 메이커스플레이스(MatersPlace)에서 발행된 이 축구화 NFT는 120개 한정판으로 제작되었다.

[사진 CoinNews]

[사진 CoinNews]

프랑스의 스포츠 스토어 데카트론 산하 축구 브랜드 킵스타(Kipsta)도 자사 최초의 NFT 운동화인 킵스타 바리오(Kipsta Barrio)를 선보였다.

마이클 콘두디스(Michael Kondoudis) NFT·메타버스 상표 전문 변호사는 캐나다 스포트웨어 브랜드 룰루레몬이 NFT 관련 상표를 출원 했다고 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본인의 트위터에 밝혔다. 그의 트위터 내용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NFT, 가상자산 거래, 메타버스 소매점, 메타버스 신발·장비 등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다.

NFT에 뛰어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나이키다. 나이키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협력해 자사만의 가상 세계인 ‘나이키랜드’를 구축했다. 나이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키랜드 속 건물, 운동장은 나이키 본사 시설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티팩트를 인수했으며, 디지털 자산을 실제 제품과 페어링해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 시스템인 크립토킥스(Cryptokicks) 특허를 취득했다.

이 밖에도 나이키 가상 스튜디오를 출범하는 등 수년간 공을 들여온 디지털 부문을 활용해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질 수 없지” 中 스포츠 브랜드도 NFT 시장 ‘속속’ 진입

나이키를 선두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NFT 시장 진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관련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20일, 중국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인 터부는 ‘160X-Metaverse’라는 디지털 운동화를 출시했다. 가격은 1603위안(약 30만 원)으로 321켤레만 한정 판매한다. 출시 70분만에 이 운동화는 매진되었다.

터부의 ‘160X-Metaverse’ 디지털 운동화 [사진 子弹财观]

중국 리닝은 지난 4월 24일, NFT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젝트 BAYC(Bored Ape Yacht Club,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모델 중 하나인 BAYC #4102 이미지를 기반으로 티셔츠, 캡모자 등을 선보였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스포츠 브랜드 361도(361°)는 인기 장난감 브랜드 FATKO와 손잡고 ‘동방의 미래(我是东方未来)’ NFT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사진 知消]

[사진 知消]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스포츠 브랜드들이 정부의 관련 규제 속 상업적 목적이 아닌 마케팅 효과를 위해 NFT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 관련 매체인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중국인터넷금융협회 등은 NFT와 관련된 금융 리스크 예방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NFT 금융화 및 증권화를 억제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 스포츠 브랜드는 NFT를 자사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리닝을 살펴보면, BAYC #4102 모델을 이용해 옷, 신발, 모자 등을 제작해 판매한다. 또 오프라인 마케팅 활용하거나 광고 동영상 등에 적용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중국 MZ세대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BAYC은 패리스 힐튼, 저스틴 비버, 주걸륜(周杰伦) 등 전세계 셀럽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NFT라는 점에서 MZ세대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 리닝뿐 아니라 아디다스 역시 BAYC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BAYC의 심볼인 원숭이 캐릭터를 활용해 컬렉션을 발매했고,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아디다스 오리지널 NFT 컴필레이션(Adidas Originals NFT Compilation)’은 18일 만에 6천만 달러에 가까운 판매액을 기록해 트위터 등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 중국리닝 공식웨이보 계정]

[사진 중국리닝 공식웨이보 계정]

중국 온라인 매체 타이메이티(钛媒体)는 각 브랜드가 NFT를 이용해 사용자(브랜드 고객)와 직접 연결고리를 만들어 전자 기프트나 쿠폰을 제공하거나 가상 스니커즈를 개발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NFT가 ‘훌륭한 마케팅 도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한 회사 NFT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만화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파생 상품까지 개발, 이를 다시 제품 홍보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든 것이 NFT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유명 브랜드들은 자본에 힘입어 마케팅이나 직접 거래하는 등 방법으로 NFT 시장에 뛰어드는 중이다.

이전까지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도 마다치 않는다. 일례로 명품 브랜드 구찌는 미국의 NFT 스타트업인 수퍼 플라스틱(SUPERPLASTIC)과 손잡고 ‘수퍼 구찌(Super Gucci)’라는 NFT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시리즈를 통해 250종의 NFT 상품을 만들어 총 3차례에 걸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澎湃新闻]

[사진 澎湃新闻]

NFT 거품 걷히나? NFT 관련 상품 줄줄이 가치 하락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FT 데이터 전문업체인 논퍼저블닷컴(NonFungible)의 통계를 인용, 2021년 9월 하루 평균 22만 5000건을 기록했던 NFT 거래량이 올해 5월 첫째 주에는 1만 9000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무려 92% 감소한 수준이다.

또 2021년 11월 기준, 11만 9000개를 기록했던 활성지갑수도 같은 기간 88% 감소한 1만 4000개를 기록했다.

관련 제품 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2월 11일 빙둔둔(冰墩墩) NFT 거래액은 출시일(11일) 하루에만 1888달러(240만 3424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튿날, 거래량과 하한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일까지 이어졌으며 한때 수천 달러에 달했던 하한가는 340달러(43만 2820원)까지 떨어졌다.

[사진 엔웨이플레이 공식홈페이지 캡처]

[사진 엔웨이플레이 공식홈페이지 캡처]

WSJ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트윗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2021년 3월 290만 달러(36억 9170만 원)에 팔렸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NFT가 올해 다시 경매에 나왔을 때 입찰가격이 1만 4000달러(1782만 2000원)에 그쳐 결국 거래 실패했다는 것 역시 NFT 시장이 붕괴되어 가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WSJ의 기사에서는 NFT 시장 붕괴의 원인을 금리 인상에서 찾았다. 금리 인상이 금융 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한 베팅을 무너뜨렸는데, 그중 NFT가 가장 투기적인 자산이라는 것이다. 이어 기사에서는 “중앙은행의 쉬운 통화정책이 종료되면서 투자자들은 필수 소비재와 같은 방어적인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러한 분석을 반박하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WSJ이 인용한 넌펀저블닷컴은 트위터를 통해 보도에 나온 활성 지갑 수의 감소는 사실이지만 구매자 수가 판매자 수에 비해 많으므로 NFT 구매에 관한 관심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2년 1분기에 거의 80억 달러(10조 1840억 원)가 거래된 상황에서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명확한 규제가 완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NFT는 가장 위험한 투자 품목으로 여겨진다. 한정판 물건을 사서 되팔 때에 빗대어보면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만 2차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수요가 없다면 값비싼 명품 가방도 창고에 먼지 쌓인 중고 물품으로 되는 것과 같이, 재테크만을 위해 구매한 NFT도 쓸모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NFT 제품의 가치를 올리는 저작권, 즉 IP 확보가 중요시되고 있다. ‘유일무이하되,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해당 NFT의 가치 상승을 꾀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중국 문화·박물관 디지털 소장품 시리즈다. 중국 앤트그룹의 NFT 플랫폼 징탄(鲸探)이 지난해 둔황(敦煌)미술연구소와 제휴해 두 종류의 NFT를 공개했다. 1만 6000세트를 발행했는데 출시되자마자 모두 팔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스포츠 브랜드 역시 예측하기 힘든 NFT 시장에서 무작정 트렌드에 올라타기보다는 문화 디지털 소장품 사례처럼 탄탄한 IP를 구축해 관련 NFT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