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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1만9000개 중 수십 개만 살아남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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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암호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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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만9000종에 이르는 암호화폐 가운데 극소수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산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의 폭락 사태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블록체인 결제회사인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오늘날 1만9000개의 새로운 화폐가 필요한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미국 달러 등)180개 명목화폐를 고려하면 미래에 살아남을 암호화폐는 수십 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르트랑 페레스 웹3 파운데이션 CEO도 “현재 코인시장은 수많은 기업 중 상당수가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던 초기 닷컴 붐 시대와 비슷하다”며 “(당시에도) 매우 유용하고 합법적인 기업만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닷컴 거품이 사라지며 소수의 경쟁력 있는 기업만 살아남은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도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거란 의미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의 브렛 해리슨 CEO는 “10년 뒤에는 아마도 지금처럼 수백 개의 다른 블록체인이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 중 두어 개의 분명한 승자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암호화폐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5일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비트당 2만9785.88달러에 거래됐다. 6만7000달러를 넘어선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56% 폭락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위축되면서 거래소도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당분간 고용 규모를 동결하고, 인력 채용 계획도 중단했다. 매출 대부분이 중개 수수료에서 발생하는데 거래 실적이 눈에 띄게 줄면서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한편, 폭락한 테라·루나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최근 테라 2.0 출시를 강행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3시 테라 2.0을 가동하고 루나2.0을 루나클래식(구 루나) 보유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최근 코인업계에는 권 대표가 테라2.0의 일환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다시 설계하는 중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테라 생태계 참여자로 알려진 팻맨(FatMan)은 트위터에 “테라폼랩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권 대표가 최근 탈중앙화된 새로운 스테이블 코인을 설계하고 있다”고 적었다. 앞서 권 대표는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을 통해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발행을 없을 것”이라며 순수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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