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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채' 괴력...서울 고가주택 상승률, 도쿄 넘어 亞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최상급 입지에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96㎡는 지난달 28일 145억 원(16층)에 직거래돼 아파트 역대 최고 매매가를 경신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최상급 입지에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96㎡는 지난달 28일 145억 원(16층)에 직거래돼 아파트 역대 최고 매매가를 경신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고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고가 주택의 경우 지난 1년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5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매매 5분위 배율은 10.1로 집계됐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평균 아파트값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전국적으로 가격 상위 20%의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가격이 10.1배 높다는 의미다. 이는 2008년 12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KB부동산이 집계하는 5분위 배율은 2009년 10월 8.1배를 기록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집값이 하락하며 2015년 6월 4.4배까지 줄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4.7배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6월 8.8배까지 꾸준히 올랐다. 이후 지방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10월 8.6배로 다소 줄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모습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달 전국 하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억2320만원으로 지난달보다 7만원 올랐지만, 상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2억4892만원으로 185만원 상승했다. 최근 1년간(2021년 6월~2022년 5월)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978만원에서 2.85% 상승에 그쳤지만 5분위 아파트값은 10억5699만원으로 18.15% 상승했다.

이런 집값 양극화 현상은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영국의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최고급 글로벌 도시 지수'에 따르면 1분기 서울의 고가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20.2% 올라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조사 대상인 전 세계 45개 주요 도시 중에서는 6번째로 높은 상승률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집값이 많이 오른 도쿄(15.4%)보다 상승 폭이 4.8%포인트 더 컸다.

KB부동산의 5월 선도아파트 50지수 역시 전월 대비 0.61% 오른 101.4를 기록했다. KB선도아파트 지수는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상승 폭이 5개월 연속 축소됐지만, 올해 2월 0.09%에서 3월 0.26%로 오름폭을 키우더니 4월 0.39%, 5월 0.61%로 석 달 연속 상승 폭을 확대했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단지 중에서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또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서울 전용 135㎡ 초과 대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27억1463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보다 1억3439억원 상승했다. 강남의 대형 아파트 가격은 5월 29억3931만원으로 집계되면서 3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양극화 현상이 새 정부에서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각종 다주택자 규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핵심 지역과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새 정부에서도 지속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부동산 정책의 급작스러운 변화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금융 비용 부담으로 중저가 주택의 수요가 크게 줄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 보유세 경감 등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는 더 커지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모든 주택의 다 같이 오르는 시장은 저물고 지역별, 단지별로 초 양극화 장세가 심화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강남 3구나 용산, 1기 신도시 등 대체 불가의 입지와 규제완화의 기대감이 있는 지역은 마지막 똘똘한 한 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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