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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퓨∙착륙 제한 풀렸는데…2배 뛴 항공료 아직도 비싼 이유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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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전문기자의 촉: 과학 방역과 항공 정상화  

인천공항에서 시행되던 방역관련 규제들이 상당수 8일부터 풀린다. [연합뉴스]

인천공항에서 시행되던 방역관련 규제들이 상당수 8일부터 풀린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020년 4월부터 인천공항에서 시행됐던 야간운항금지(커퓨)와 시간당 착륙횟수 제한이 오는 8일부터 모두 풀립니다. 거의 2년 2개월만인데요.

 인천공항은 원래대로 24시간 운영체제로 복귀하게 되고, 시간당 착륙횟수도 현재 20회에서 코로나 이전 수준인 40회로 늘어나게 됩니다. 국제선 증편 권한도 예전처럼 국토교통부가 전적으로 행사하게 되는데요.

 이 같은 방침은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표됐습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인천공항은 항공편수와 비행시간을 제한하고 있어 항공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항공권 부족, 가격상승 등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인천공항의 항공규제를 8일부터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는데요.

 사실 인천공항에서 시행돼온 커퓨와 운항횟수 규제로 인해 항공사들은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국제선 항공편을 제대로 늘리지 못했습니다.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항공권값이 코로나 이전보다 2배가량 치솟기도 했는데요.

한덕수 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때문에 공항과 항공업계, 관광업계에서는 정부에 커퓨와 운항횟수 규제 폐지, 그리고 입국 검역절차 간소화 등을 강력하게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해결이 쉽지 않았는데요.

 유럽과 미주 등지의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코로나 이전의 90% 가까이 항공편을 회복했지만 우리는 겨우 10%대에 그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습니다. 자칫 우리만 과도한 방역규제 탓에 항공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는데요.

 중앙일보에서도 그동안 ▶2배 뛴 항공권값 안 떨어진다…“입국자 전수검역 계속” ▶ 해외유입 확진 0.1% 미만인데…비행기 날개 꺾는 ‘비과학 방역’ ▶국제선 2배 늘렸는데 왜 더 비싸졌나…항공권값 ‘어둠의 비밀’ ▶격리 풀면서 국제선 증편엔 난색…항공권값만 치솟는다 등의 기사를 통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좀 더 일찍 이러한 정책결정이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국제선 증편을 막고 있던 중요 규제들이 풀린 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뉴스1]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뉴스1]

 8일부터 규제가 풀린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여행객들이 체감하려면 두세달은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토부와 증편 협의가 필요하고, 그동안 쉬고 있던 운항 관련 인력도 준비시키고 예약도 받고 하려면 (운항 정상화에는) 석 달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말합니다. 외국항공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지점들의 준비에도 시간이 필요한 데다 인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들 역시 늘어날 항공편을 수용할 수도 있도록 채비를 갖춰야만 하는데요. 항공사와 공항 모두 최대한 준비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라서 좀 더 시간이 당겨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천정부지로 치솟던 항공료도 많이 낮아져 여행객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항공산업 정상화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입국 검역절차의 간소화입니다. 그나마 최근 입국 전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는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할 수 있게 하거나 입국 뒤 검사 횟수를 줄이고, 격리의무를 푼 것 등은 긍정적입니다.

방역당국은 여전히 입국객 전수조사를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여전히 입국객 전수조사를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여전히 방역당국은 입국 때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검역 조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행기 탑승 전에 항공사들이 이미 체크한 PCR 음성확인서도 일일이 다시 검사하고 있는데요.

 국제선이 대폭 늘고 여행객 역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이 계속된다면 입국 절차가 상당히 지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공항 관계자는 "미국도 PCR 음성확인서가 의무이지만 탑승 전에 항공사가 다 점검하고 양성이면 탑승을 거부하기 때문에 공항 입국과정에서 다시 확인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도 이런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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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또 "전수조사 대신 선별조사를 하되 일정시간이 지난 뒤 입국자들의 감염 여부를 추적해서 두 검사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지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차제에 입국 때 PCR 검사 면제를 통한 출입국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럽 등 상당수 국가는 PCR 검사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걸 한꺼번에 풀거나 해결할 수는 없을 겁니다.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는 방역당국의 입장도 있을 겁니다. 다만 현 정부가 공언했듯이 과도한 방역이 아닌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방역 정책을 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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