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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버스]능침도 보고 피톤치드 샤워도 하고...신록의 절정에 개방된 조선왕릉 숲길

중앙일보

입력

조선 왕릉 숲길 9곳 중 한 곳인 구리 동구릉 내 경릉~양묘장으로 가는 길이다. 울창한 수목 아래 길게 뻗은 산책로와 벤치에서 쉬고 있는 시민들이 보인다. 김경록 기자

조선 왕릉 숲길 9곳 중 한 곳인 구리 동구릉 내 경릉~양묘장으로 가는 길이다. 울창한 수목 아래 길게 뻗은 산책로와 벤치에서 쉬고 있는 시민들이 보인다. 김경록 기자

능침 바로 옆 '숲길 개방'이란 안내문이 걸려 있다. 활짝 열려 있는 차단목을 지나 산책로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산한 평일엔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만 들려 온다. 여름을 목전에 두고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은 울창한 산림을 비집고 들어와 은은한 조명이 된다. 걷는 내내 즐기는 피톤치드 샤워는 덤이다. 자연 속에서 피로를 풀고 힐링을 할 수 있는 이곳은 바로 지금 개방 중인 조선왕릉 숲길이다.

태릉선수촌 양옆에 위치한 '태릉과 강릉'

태릉 매표소를 지나 능침 옆 숲길로 접어드니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산책로가 펼쳐진다. 길도 잘 닦여져 있고 오르막·내리막 구간엔 야자매트도 깔렸다. 공원의 산책로보단 등산로에 가까운 길이지만 슬리퍼를 신고 와도 된다는 태릉의 한 관계자의 말처럼 부담 없는 구간이다. 숲길 정상엔 벤치도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정상에서 반대 길로 내려가면 강릉으로 갈 수 있다. 평소 능 외부 인도로만 오갈 수 있는 태릉~강릉이지만, 이 숲길을 통해 왕복할 수 있다는 점은 별미다.

태릉에서 강릉으로 가는 산책로. 이 방향이 강릉에서 태릉으로 오는 방향보다 나무그늘 구간이 더 길다. 김경록 기자

태릉에서 강릉으로 가는 산책로. 이 방향이 강릉에서 태릉으로 오는 방향보다 나무그늘 구간이 더 길다. 김경록 기자

태릉~강릉 숲길 정상 부근. 관계자가 근무하는 초소와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왼쪽)도 있다. 김경록 기자

태릉~강릉 숲길 정상 부근. 관계자가 근무하는 초소와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왼쪽)도 있다. 김경록 기자

정상에서 강릉 방향으로 향하는 시민들.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가 잠들어 있는 태릉, 아들 명종과 인순왕후의 능인 강릉 사이 숲길은 길이가 1.8㎞, 걸어서 30분 거리여서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김경록 기자

정상에서 강릉 방향으로 향하는 시민들.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가 잠들어 있는 태릉, 아들 명종과 인순왕후의 능인 강릉 사이 숲길은 길이가 1.8㎞, 걸어서 30분 거리여서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김경록 기자

강릉으로 향하는 내리막길 구간에 시민들을 위한 야자매트가 깔려 있다. 김경록 기자

강릉으로 향하는 내리막길 구간에 시민들을 위한 야자매트가 깔려 있다. 김경록 기자

강릉으로 내려오니 탁 트인 하늘로 길게 뻗은 소나무가 보인다. 김경록 기자

강릉으로 내려오니 탁 트인 하늘로 길게 뻗은 소나무가 보인다. 김경록 기자

세 개의 왕릉이 있는 '파주 삼릉'

파주 삼릉엔 두 곳이 개방됐다. 공릉 뒤편으로 이어진 숲속 둘레길, 영릉과 순릉을 오가는 언덕길이다. 공릉 뒤편 구간은 완만하지만, 길이가 길고 영릉~순릉 구간은 경사가 있는 대신 짧다. 빼곡한 나무 그늘 아래를 느긋하게 거닐 수 있는 공릉 구간, 오르막·내리막과 함께 땀을 내며 걸을 수 있는 영릉~순릉 구간. 자신의 기호에 맞게 구간을 정해 다녀오면 좋을 듯하다.

파주 삼릉 개방구간인 공릉 둘레길 입구에 있는 벤치에서 쉬고 있는 시민들. 김경록 기자

파주 삼릉 개방구간인 공릉 둘레길 입구에 있는 벤치에서 쉬고 있는 시민들. 김경록 기자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만든 풍경. 김경록 기자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만든 풍경. 김경록 기자

영릉~순릉 구간을 산책하는 한 부부. 두 손을 꼭 잡고 걷기에 좋은 곳이다. 김경록 기자

영릉~순릉 구간을 산책하는 한 부부. 두 손을 꼭 잡고 걷기에 좋은 곳이다. 김경록 기자

영릉~순릉 구간 가운데 자리한 쉼터. 탁 트인 하늘 아래 위치해 있지만 가림막이 있어 쉬어가기에 좋다. 쉼터 사이로 연못도 보인다. 김경록 기자

영릉~순릉 구간 가운데 자리한 쉼터. 탁 트인 하늘 아래 위치해 있지만 가림막이 있어 쉬어가기에 좋다. 쉼터 사이로 연못도 보인다. 김경록 기자

연못을 지나 영릉 방향으로 가는 산책로. 김경록 기자

연못을 지나 영릉 방향으로 가는 산책로. 김경록 기자

산책로를 걷다 보면 영릉을 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김경록 기자

산책로를 걷다 보면 영릉을 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김경록 기자

영릉 옆으로 개방된 산책로 입구. 김경록 기자

영릉 옆으로 개방된 산책로 입구. 김경록 기자

경복궁 4배 넓이의 '구리 동구릉'

190만 제곱미터 규모의 구리 동구릉은 북서쪽의 휘릉~원릉, 경릉~양묘장 구간 등 총 2곳이 개방됐다. 경릉~양묘장 구간은 높게 뻗은 수목 아래 나지막한 오르막길이 펼쳐진다. 길도 넓고 걷기 좋은 데다 곳곳에 벤치도 있어 쉬어가기도 좋다. 길 끝에 다다르니 탁 트인 하늘 아래 양묘장이 펼쳐진다. 휘릉~원릉 구간 역시 편안한 둘레길이다. 한국 왕릉군으로 최대 규모로 조선 태조 등 7명의 왕과 명성황후 등 10명의 왕비가 잠들어 있는 구리 동구릉은 개방된 숲길 이외에도 가볼 곳이 많다.

구리 동구릉 내 건릉~양묘장 구간. 높게 뻗은 나무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 김경록 기자

구리 동구릉 내 건릉~양묘장 구간. 높게 뻗은 나무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 김경록 기자

 가벼운 옷차림으로 숲길을 걷는 시민들. 김경록 기자

가벼운 옷차림으로 숲길을 걷는 시민들. 김경록 기자

울창한 숲길이 끝나면 맑은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양묘장이 있다. 김경록 기자

울창한 숲길이 끝나면 맑은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양묘장이 있다. 김경록 기자

빽빽한 나뭇잎 틈새로 들어오는 햇살. 김경록 기자

빽빽한 나뭇잎 틈새로 들어오는 햇살. 김경록 기자

위 3곳을 포함해 지금 개방 중인 조선왕릉 숲길은 총 9곳이다. 남양주 광릉의 금천교~능침~복자기나무 숲 일원, 남양주 사릉의 홍살문~능침과 북측(초화원) 능침둘레길, 서울 의릉의 천장산~역사경관림 복원지, 파주 장릉의 능침 북측, 화성 융릉~건릉(들꽃마당), 여주 영릉 외곽(두름길 쉼터)이 있다.
숲길 개방시간은 조선왕릉 관람 시간과 같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월요일 휴관)이다. 단 숲길 입장 마감 시간은 오후 4시다.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찾을 수 있고 오는 6월 말까지 개방된다. 만약 이번 개방을 놓친다면 기회는 한 번 더 있다. 낙엽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가을, 10월경에 다시 개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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