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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땐 선거사무원이었다...사상 첫 10대 시의원 천승아의 꿈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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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고양시 의원으로 당선된 천승아(19)씨(맨 오른쪽에서 두번째)

제8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고양시 의원으로 당선된 천승아(19)씨(맨 오른쪽에서 두번째)

"정치에는 나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나이가 주는 많은 우려 같은 것을 극복하고 싶어요. 이게 하나의 결심입니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고양시 의원으로 당선된 천승아(19·국민의힘) 당선인의 소감이다. 천 당선인은 2002년 11월생으로 만 19세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7명의 10대 후보자 중 유일하게 당선됐다. 1995년 지방선거가 도입된 이후 27년 만에 첫 10대 당선인이 됐다.

 천 당선인은 1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10대 당선인'이라는 시선에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는 "당선된 건 기쁘지만 사실은 10대 당선인, 10대라는 이유로 그런 프레임에 갇혀 주목받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며 "처음에 정치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나이 때문에도 그렇고, 경험이 없다고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고, 우려가 컸다. 그런 우려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고양시 의원으로 당선된 천승아(19)씨가 선거 유세하는 모습

제8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고양시 의원으로 당선된 천승아(19)씨가 선거 유세하는 모습

 천 당선인은 기자가 처음 전화했을 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1시간 30분여 만에 약속을 지켰고, 전화를 걸어왔다. 신중한 모습이었다.

 천 당선인은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이 개정돼 출마 하한 연령이 만 25세에서 18세로 낮아지면서 배지를 달게 됐다.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를 휴학한 대학생이다.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가 한창일 때 선거사무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정치 입문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이다. 이번에 국민의힘 고양시 비례대표 1번을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정치를 할 생각을 했나. 
처음에는 정치가 어렵게 생각했는데, 김현아 고양(정) 당협위원장이 호기심을 갖게 해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대선 때 선거사무원으로 활동할 때 시의원과 얘기를 나누면서 '나도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천 당선인은 지난 4년간 지역도서관에서 영어 그림책 읽어주기, 고교 때 장애우와 함께하는 뮤지컬 등의 활동을 했다. 고양시 한 지역의 교육프로그램을 고양시 전역으로 확대하고, 그걸 시의회에서 반영하고 싶다고 한다.

10대 첫 지방의원이 됐는데. 
10대, 그리고 여성, 첫 의원이라고 포커스가 되고 프레임이 되는데(생기는데), 그런 타이틀로 어드밴티지(이득)를 받거나 그걸 통해서 어필할 생각이 없다. 정치에 남녀도 없고, 나이도 없고, 의지와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명의 고양 시민으로서, 한 명의 시의원으로서 그간 경험해온 활동을 바탕으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천 당선인은 다시 한번 "그런 프레임에 갇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았나.
처음에는 무조건 지지해주기보다는 같이 고민해줬다.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 그런 얘기를 나눴다. 이후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하고 굳은 의지를 보이니까, 옆에서 큰 힘이 됐다.
부모님이 정치와 관련이 있는 일을 하나.

아니다. 전혀 관련이 없다.

고양시장이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데 제대로 견제할 수 있나.
같은 당이라고 비판하지 않고 감싸기만 하면 시의원으로서 제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편협한 정치보다 정말 필요한 정치를 하는 시의원이 되는 게 목표이다.
기성 정치인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선 기성세대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본다. 시의원을 잘하겠다는 생각만 있을 뿐이다. 굳이 한 프레임에 갇힌 정치인이라기보다 다른 프레임 없이 잘 해내는 게 목표이다. 

천 당선인은 기성 정치인 평가 부분에 대해 "상당히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앞으로 30,40대에 어떤 정치인이 돼 있으면 좋겠나.   
앞으로 삶의 선택지가 다양하다. 이른 나이에 정치에 입문했다고 해서 30,40대에도 무조건 끝까지 정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에서 배운 걸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사업을 하든, 더 많이 공부해서 지식을 전달하든 정치 경험이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골프 선수 미셀 위도 골프 선수지만 공부를 병행한다. 정치를 시작했다고 무조건 정치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에 복학하겠다는 건가.
시의원 됐으니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 복학에 대해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지금은 고양시를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이다.
교육·복지·문화에 관심이 많다는데.
고교 때 장애우와 함께하는 뮤지컬을 1년 했다. 일반적인 장애 인식 개선프로그램과 차별화되게 장애우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고 배운 게 있다. 자연스럽게 한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좋은 시간이었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많은 학생에게, 사람들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받아들이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의회에서 장애우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싶다.  
이번 선거운동 때 어떤 활동을 주로 했나.  
시의원·도의원 후보를 도와주는 활동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리했다. 개인 홍보보다. 비례대표 후보는 당을 홍보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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