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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 5개월만에 법정 간 조국…직업 묻자 "대학교수"

중앙일보

입력

자녀 입시비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자녀 입시비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 등에 대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가족이라고 함께 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 심리로 재개된 조 전 장관의 업무방해·사문서위조 등 혐의 공판에서, 변호인은 "관련 사건 확정에 따라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가 바뀐 것은 없다"며 "검찰은 전반적으로 정 전 교수와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국과의 공모 관계를 공소사실로 규정한다. 공모관계 전부에 대해 여전히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대법원이 딸 조민씨 입시와 관련된 정 전 교수의 업무방해 혐의 등을 유죄로 확정했지만, 조 전 장관 입장에선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 측은 대법원이 정 전 교수 확정판결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했던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에 대해서도 여전히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양대 PC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으니 판단이 끝난 게 아니냐고 혹시 생각하실까 봐, 그런 건 결코 아니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대법원에서 해당 PC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소유자나 관리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다루지 않았으므로, 이번 재판에서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임의제출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해석한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여전히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지난 1월 14일 이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당시 검찰은 재판부가 'PC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자, 편파성을 주장하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법원은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날 다시 재판이 열리게 된 것이다.

조 전 장관은 딸 조민씨와 아들 조원씨의 인턴십 확인서, 실습수료증 등을 허위 발급받거나 직접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에서 받은 장학금에는 뇌물수수와 부정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정 전 교수도 조원씨의 생활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하고,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혐의 등으로 계속 재판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 청사에 들어서며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재판부 구성 변경에 따라 공판절차를 갱신 과정에서 판사가 직업을 묻자 "대학교수"라고 답했다. 검사가 공소 요지를 진술하는 동안에는 허공을 응시하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열리며,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경록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재판부는 향후 재판을 3~4주 연속으로 한 뒤 1주씩 쉬는 방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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