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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생명 타격입은 이광재 "출마 결심 때 이미 낙선 각오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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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 일대를 돌며 막바지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 일대를 돌며 막바지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던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는 6ㆍ1 지방선거 패배로 정치생명에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이 후보는 2일 낙선 인사에서 “출마를 결심했을 때 이미 낙선을 각오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명분과 실리가 충돌할 때는 명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저 한 사람 낙선하더라도 우리 강원도민들에게 의미 있는 미래를 드리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원도에서 민선 5기 지사, 17ㆍ18ㆍ21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 후보지만 이번 도지사 재선 도전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강원도 출신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약진하는데다 ‘집권여당 프리미엄’이 더해져 각종 여론지표상 이 후보가 불리하다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과는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었고, 이 후보의 지방선거 출마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원주갑조차 국민의힘(박정하 당선인) 차지가 됐다.

이 후보는 “제 명운을 걸고 강원도의 미래를 위해 깊게, 더 깊게 생각했다”며 “그래서 출마의 전제조건으로 다섯가지를 제안했다. 그 중 첫 번째였던 강원특별자치도법이 6월 1일 이전에 통과돼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나머지 네 개도 다 잘 됐으면 좋겠다. 강원도가 참 잘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선거 결과는 전적으로 제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고 제 책임”이라며 “앞으로 강원도민들께서 주신 사랑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함께했던 시간 행복했다”고 말했다.

정치 여정을 여기서 멈추진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듯한 말도 남겼다. 그는 “패배는 희망의 어머니, 인생의 길잡이”라며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후보는 “돌아보니 민주당 후보자들에게 그리 큰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며 “각별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지사 당선인에게는 “축하드린다. 도민이 행복한 강원도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2010년 강원지사에 당선됐다가 이듬해 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중도에 하차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돼 야인으로 지내던 그는 2019년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됐고, 이듬해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정치적 터전인 원주갑 공천을 받아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패배로 또 한번의 정치적 공백기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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