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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역전승 그때…경기의회는 민주 78 국힘 78 '딱 반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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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사진 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 사진 도의회 제공

6·1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사이 경기도 지방정치의 지형도 바뀌고 있었다. 4년 전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독식’했던 도의회 의석수는 이번 선거로 국민의힘과 정확히 반으로 나뉘게 됐다.

민주당 78석 vs 국민의힘 78석

경기도의회 4층 본회의장. 사진 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 4층 본회의장. 사진 도의회 제공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당선인 통계 결과를 보면 경기도의회 의원 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8석을 가져갔다. 지역구는 민주당 71석, 국민의힘이 70석을 차지했다. 비례대표는 민주당 7석, 국민의힘 8석으로 나뉘었다.

김동연·김은혜 두 후보가 0.15%포인트 차이의 접전을 벌이는 사이 도의회 의석수(전체 156석)가 정확히 양분된 것이다. 거대 양당이 같은 의석수를 차지한 건 경기도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은 득표율이 기준(5%)에 미치지 못해 비례대표를 내지 못했다.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2018년에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35석으로, 전체 142개 의석 가운데 95%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민주당 외 다른 정당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4석, 정의당 2석, 바른미래당 1석 순이었다.

개별 지역구 선거 결과를 보면 전체 31개 시·군 가운데 수원시 팔달구나 성남시 분당구 등 15개 지역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지지를 바꿔 보냈다. “바뀐 민심은 지방의회 지형을 절묘하게 바꿔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군의회서도 국민의힘 강세

시·군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비중이 비슷해지는 결과가 나왔다. 전체 31개 시·군의회 전체 406석 가운데 민주당은 208석을, 국민의힘은 196석을 가져갔다. 진보당과 무소속 후보는 각각 1명씩 당선됐다. 비례대표는 민주당 24석에 국민의힘 33석이다.

4년 전 민주당은 총 390석 중 252석(64%)으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번엔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지선 때보다 68명의 당선자를 더 배출했고, 민주당의 경우엔 44석이 줄어들었다. 민주당은 지난 지선에서 양평군 등 일부 군을 뺀 모든 기초의회에서 존재감을 보였지만, 이번엔 여러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졌다.

역전승은 했지만…김동연의 도정은 험로 예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경기 수원시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손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경기 수원시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손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도의회 의석수를 여야가 같은 비중으로 차지하면서 김동연 당선인의 도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전 지사 때와는 달리 도의회 운영에 있어 민주당 주도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지선 때에는 야당이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할 비중이었기 때문에 이재명 전 지사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의회의 문턱을 넘기가 어렵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당선인이 꾸려갈 민선 8기에서는 양당이 같은 의석수인 만큼 도의회 안건 처리 등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례와 안건 심의·의결 과정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국민의힘 측이 전면 맞서게 되면 사실상 모든 안건 등이 부결될 수 있다. 이를 두고 경기도 정가 관계자는 “김 당선인의 정치력과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짚었다.

경기도 기초단체장 전체 31곳 중 22곳에서 국민의힘이 우위에 선 상황도 김 당선인이 풀어가야 할 숙제 중 하나다. 더군다나 경기도에는 성남시 대장동 및 이 전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불거진 여러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당선인은 지난달 18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대장동 및 성남FC, 부인 등 이 전 지사 관련 의혹에 대해 “필요한 부분에서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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