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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 檢 선거사범 수사 속도…이재명·안철수·김동연도 입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1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가 끝나자마자 검찰이 선거사범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선거 다음 날인 2일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선거사범 강제 수사의 첫 발을 뗐다. 이날 0시까지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입건된 사람은 1044명으로, 이 중엔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를 포함해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교육감·기초단체장 등 당선자 51명도 포함됐다.

檢, 선거사범 1044명 입건…오늘 중구청장실 압색

 2일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압수수색 중인 서울 중구청 모습. 연합뉴스

2일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압수수색 중인 서울 중구청 모습.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경근)는 2일 오전부터 서울 중구청 구청장실과 비서실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양호 중구청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 직원들에게 자신이 참석하는 행사의 발굴 및 개최를 지시하고, 해당 행사에 참석해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자신의 업적을 반복적으로 홍보했다며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4월 서 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 수사의 일환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 구청장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길성 후보에게 뒤져 연임에는 실패했다.

서 구청장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검찰이 이번 지방선거 관련 선거사범에 대해 실시한 첫 강제수사다. 대검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선거일인 지난 1일 24시까지 제8회 지방선거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범 1003명을 입건(구속 8명)하고, 이중 878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8회 지방선거 관련 입건자는 직전의 제7회 지방선거(2113명) 대비 52.5% 감소했다. 대검은 "지방선거 84일 전에 대선이 실시돼 상대적으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와 투표율이 낮아진 데다, 예전과 달리 '경찰 자체 입건 통계'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직접 통화하거나 말로 하는 선거운동이 상시 허용되면서 선거 관련 규제가 완화된 사정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국회의원 당선 이재명·안철수도 선거사범 입건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선 41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범으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입건된 41명 가운데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인천 계양구을),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경기 성남시분당구갑),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제주 제주시을) 등도 시민단체 등의 고발에 의해 포함됐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당선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기·수도·공항·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문구를 게시한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매일 오전 9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내용을 반복적으로 게시해달라는 취지의 '민영화 반대 국민 저항운동'을 제안한 일 등에 연루돼 국민의힘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윤석열 정부는 전기·수도·공항·철도를 포함한 민영화를 추진한 적이 없다"며 "두 후보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허위사실 유포에 지속해서 앞장서고 있다"며 이 의원과 송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했다.

안철수 당선인은 이번 재·보궐 선거가 아닌 지난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를 추진하던 과정을 문제삼은 시민단체 고발로 입건돼있다. 김한규 당선인은 지난달 24일 TV 토론회에서 경쟁자인 무소속 김우남 후보를 향해 "김(우남) 후보가 조만간 사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한다"고 발언했다가 김 후보로부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고발당했다.

김동연 등 광역단체장 당선인 3명도 수사 중

개표 막판 극적으로 역전하며 승리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새벽 경기 수원 팔달구 선거사무소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개표 막판 극적으로 역전하며 승리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새벽 경기 수원 팔달구 선거사무소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회의원 당선인 외에도 광역단체장 3명, 교육감 6명, 기초단체장 39명 등 지방선거 당선인 48명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초격전지였던 경기도지사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8000여표차로 신승한 김동연 당선인은 전홍규 대변인 명의의 캠프 논평을 통해 "김은혜 후보 남편의 주요 실적을 보면 미국 변호사인 남편은 철저하게 미국 방산업체의 이익을 대변해 온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가 김 후보 캠프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해 입건됐다.

검찰은 "올해는 상반기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러졌고, 양대 선거사범의 공소시효가 3개월 간격으로 완료(대선 9월 9일 만료, 대선 12월 1일 만료)되는 등 선거사건 담당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지방선거 공소시효 만료일까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모든 사건을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수사하고, 오로지 '사실과 법리'에 근거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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