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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한 시대가 끝났다”…광고제국 페이스북 만든 샌드버그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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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 기자 김정민 기자

셰릴 샌드버그 메타 COO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1일 밝혔다. AFP=연합뉴스

페이스북(메타)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셰릴 샌드버그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의 모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물러난다. 구글 임원을 거쳐 2008년 페이스북에 합류한 지 14년 만이다.

무슨일이야

1일(현지시간)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사임한 셰릴 샌드버그의 회고에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한 시대가 끝났다. 우리가 함께 일한 14년 동안 당신은 우리의 광고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훌륭한 인재들을 고용하고, 우리의 경영 문화를 구축하고, 내게 회사를 운영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당신과 함께 일하던 시절이 매일 그립겠지만, 평생 친구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 (중략) 당신은 슈퍼스타다”라고 감사와 아쉬움이 담긴 답글을 남겼다. 사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샌드버그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메타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 처음 이 자리를 맡게 됐을 때 5년 정도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14년이 지난 지금 인생의 다음 장을 쓸 때”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한 시대가 끝났다”(The end of an era)고 말했다.

샌드버그는 퇴사 이후에도 이사회에는 계속 남아 있을 예정이다. 향후 행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재단과 자선 사업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왜 중요해

메타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대표(CEO)로 14년을 함께했던 셰릴 샌드버그(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사진은 샌드버그가 저커버그의 생일 전날인 지난달 13일 “미리 생일 축하한다, 우리의 우정이 감사하다”며 올린 사진. 사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스타트업이었던 페이스북은 샌드버그 시대, ‘광고 제국’으로 성장했다. 마땅한 수익원이 없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돈이 되는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샌드버그를 “광고 사업을 주도했던 방 안의 어른(adult in the room)”이라고 묘사했다. 저커버그도 “그는 우리의 광고 사업을 설계하고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는지 가르쳐 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즉각 반응이 왔다. 샌드버그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메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8% 하락했다.

샌드버그의 퇴장, 의미는?

● SNS 시대와의 결별? :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 속도가 붙을거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커버그의 관심이 메타버스로 옮겨가면서 샌드버그의 전략에 덜 의존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전략을 짜는 데 샌드버그 역할이 크지 않았고, ‘올드보이’가 되면서 입지도 줄었다는 의미. 샌드버그에 앞서 데이비드 마커스 메타 암호화폐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피셔 재무최고책임자(CFO) 등 주요 임원들이 퇴사했다.

● 광고, 의존 줄일 수 있나 : 반면 ‘샌드버그의 퇴장=광고 비즈니스 모델 축소’로 보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지난해 메타의 광고 매출은 약 1150억 달러(약 144조원)로, 전체의 97%에 달한다.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의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광고 의존도를 급격히 줄이기란 어려울 거라는 것. 박상현 테크 칼럼니스트는 “메타가 광고 모델을 축소할 준비가 됐는지는 의문이다. 그보다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메타와 샌드버그 모두 적절한 때 갈라서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산적한 난관 그대로 : 메타는 현재 타깃형 광고 사업 위축, 증오 콘텐트 관리 논란 등 여러 난관에 봉착해 있다. 지난해에는
내부 직원이 “페이스북이 알고리즘과 증오 콘텐트의 폐해를 알고서도 묵인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청문회가 열리고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샌드버그 또한 비판 대상이 됐다. 지난해 1월 미국 국회 의사당 습격사건 당시 시위대가 SNS 등을 통해 가짜 정보를 퍼뜨리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는데, 페이스북이 이를 알고도 방치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샌드버그는 “기준도, 투명성도 없는 다른 플랫폼에서 주로 조직된 것”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앞으로는

차기 COO에는 하비에르 올리반 최고성장책임자(CGO)가 내정됐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올리반은 페이스북 초창기 때부터 근무했지만, 대외적으로는 별다른 행보가 없었던 인물이다. 주로 해외 사업을 담당하며 페이스북의 글로벌 기반을 넓혀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저커버그의 말을 인용해 "올리반이 더 전통적인 COO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안팎에선 당분간 메타가 혼란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시니어 애널리스트 맨딥 싱은 “샌드버그의 갑작스러운 퇴장과 함께 광고 모델의 주기적 침체, 리얼리티 랩 중심의 연간 100억 달러 규모 손실 등이 메타의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