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무혐의' 막은 최성필…한동훈, 추가 좌천 검토

중앙일보

입력

5월 3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뉴스1

5월 3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뉴스1

6·1 지방선거가 끝남에 따라 법무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중립성 논란을 빚었던 검사들에 대해 추가 좌천성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동훈 무혐의 수차례 막은 최성필 등 법무연수원행 가능성

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조만간 검사장급을 포함해 고위급 검사들에 대한 2차 인사발령을 할지 검토 중이다. 1차 인사는 지난 18일 발표됐다.

1차에 이어 2차 인사에서도 문 정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총장 시절 징계에 가담하는 등의 과정에서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던 검사들이 법무연수원 등 한직으로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가 인사 대상으로 최성필(사법연수원 28기)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 부장은 2020년 9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서 ‘문재인 정부 검찰 황태자’로 꼽혔던 이성윤(연수원 23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보좌하며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 두 명은 ‘채널A 사건(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팀이 수차례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법무부 장관)을 두고 무혐의 처분을 결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번번이 결재를 거부하며 “문 정부에 밉보인 한동훈에 대해 부당하게 무혐의 처분을 미룬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재직 기간인 올해 4월까지 수사팀이 총 열두 차례에 걸쳐 무혐의 의견을 낸 끝에 무혐의 처분이 재가됐다.

최 부장은 또 지난해 5월 이성윤 당시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방해 의혹’으로 기소될 때에도 형사사법시스템(킥스)에서 공소장 최초 열람자로 지목돼 구설수에 올랐다. 이 당시 지검장 기소 다음 날 중앙일보 등 각 언론이 공소장 내용을 보도하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공소장 내용을 외부로 알린 성명불상 검사의 공무상비밀누설 의혹이 있다”라며 수사에 착수해 이 당시 지검장을 수사했던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들의 킥스 접속 내역과 e메일, 메신저를 압수수색하고 기자들의 통신 내역까지 들여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대검 감찰부는 당시 이미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들은 킥스에서 공소장을 열람한 사실이 없으며 최 부장이 당일 아침 공소장을 열람·복사한 뒤 자신의 PC 문서 파일에 저장했다”라는 흔적을 확인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때문에 “공소장 열람자가 당시 친정부 검사인 최 부장임을 파악하고도 대검 감찰부와 공수처가 이를 숨긴 채 수원지검 수사팀에 대한 보복성 감찰과 수사를 벌여온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문 정부에 가까운 공수처가 “이성윤을 기소한 수원지검 수사팀에서 공소장을 언론에 제공했다”라며 가정하고 무리하게 수사를 벌였다가 예상과 반대로 이 당시 지검장 측 인사인 최 부장 등이 열람자로 지목되자 수사를 유야무야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 부장 외에 고경순(연수원 28기) 춘천지검장, 문성인(연수원 28기) 전주지검장, 김양수(연수원 29기)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도 인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꼽히고 있다. 특히 고 지검장은 대검 공판송무부 부장검사이던 2020년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 의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 당시 추 장관 편에 섰던 인물이다. 윤 총장 징계 추진 과정에서 고 지검장은 당시 한양대 법대 선배인 추 전 장관과의 학연 등을 고려해 움직인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2021년 6월 10일 법무부 대강당에서 이성윤 당시 서울고검장(왼쪽)과 한동훈 당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 참석했다. 뉴스1

2021년 6월 10일 법무부 대강당에서 이성윤 당시 서울고검장(왼쪽)과 한동훈 당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 참석했다. 뉴스1

‘유배지’ 법무연수원 이미 만석…일부 직급 강등 발령 가능성

법무부는 하지만 “논란이 된 검사들을 보낼 곳이 마땅치 않다”라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1차 인사에서 이미  ‘유배지’인 법무연수원의 검사 정원이 모두 채워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인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르면 법무연수원에는 7명 이내의 연구위원 가운데 4명까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검사(검사장)로 임명할 수 있는데, 최근 1차 인사에서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과 이정수(연수원 26기)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정현(연수원 27기) 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심재철(연수원 27기)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이 네 자리를 채웠다.

이에 더해 이종근(연수원 28기)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발령 나면서 근무지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지정됐다. 정진웅(연수원 29기)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됨과 동시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근무 유지’ 꼬리표를 달았다.

법무부는 2차 인사에서도 발령지와 근무지를 분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다수의 검사를 추가로 법무연수원에 보내거나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법무부 검찰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법무부가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법무연수원의 검사 정원을 늘린 뒤 그곳으로 검사를 더 보내거나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사장에서 차장검사 등으로 직급을 강등하는 방식의 발령을 낼 수도 있을 듯하다”라고 예측했다.

1차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된 심재철·이정현 연구위원에 대해 법무부는 2차 인사를 통해 부산고검이나 대구고검 등으로 파견 발령을 내는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한다.

검사장급 인사가 마무리되면 차장검사·부장검사급 등에 대한 인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연수원 32~36기 검사들에게 “6월 3일까지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라”라고 통보했다. 지난해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한 31기와 이번에 동의서를 제출하는 32기 정도가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검증에는 통상 1~2개월가량이 걸린다.

급한 인사만 하고 나머지 인사는 총장 임명 후로 미룰 수도

보통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한 뒤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거쳐 결정한다. 그러나 최근 검사장급 등 1차 인사는 검찰총장이 공석인 가운데 검찰인사위원회 회의 없이 서둘러 단행됐다. 지난달 초까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공포되는 과정에서 김오수 검찰총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 고검장 전원이 집단으로 사표를 던져 지휘부 공백→업무 차질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중단 없는 검찰 업무를 위해 한 차례 정도 더 검찰총장 부재 상태에서 검찰인사위원회 회의 없이 소규모 인사를 단행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총장이 없더라도 검찰인사위원회 회의만 거치고 추가 인사를 할 수도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주요 수사가 돌아가고 있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등에 필요한 인사만 원포인트식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임명을 위해서는 한 달가량이 소요된다. 그 이후로 검찰 인사 일정을 넘긴다면 7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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