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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도 교체, 윤석열의 여당 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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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일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뒀다. 국민의힘이 지난 3월 대선 승리에 이어 4년 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던 지방 권력까지 탈환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은 큰 탄력을 받게 됐다.

2일 오전 2시15분 개표 기준으로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11곳에서 앞섰다.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 3곳과 제주에서만 선두 자리를 지켰다. 서울시장 선거는 개표 중반(개표율 48.84%)을 넘기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7.85%를 얻어 40.53%를 득표하는 데 그친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인천시장 선거(개표율 71.89%)도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51.91%, 민주당 박남춘 후보 44.60%로 승부가 기울었다.

17개 시·도지사 1위 현황 (2일 오전 2시15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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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여론조사에서 격전지로 분류됐던 지역에선 새벽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경기(개표율 60.81%)는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49.44%, 민주당 김동연 후보 48.51%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대전(개표율 56.69%)에서도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와 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각각 50.74%와 49.25%로 나타났다. 여야가 접전지로 구분했던 세종(개표율 65.29%)에선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 51.97%, 민주당 이춘희 후보 48.02%를 기록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14 대 2로 누르며 사상 최대 압승을 거뒀을 때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여야는 직전 지방선거와 거꾸로 된 성적을 거뒀다. 4년 전에는 226명의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151곳, 자유한국당이 53곳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2일 오전 2시15분 기준 국민의힘이 144곳, 민주당이 64곳에서 선두를 달렸다.

17개 시·도 교육감 1위 현황

17개 시·도 교육감 1위 현황

이날 7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4곳(대구 수성을, 경기 성남 분당갑, 경남 창원 의창, 강원 원주갑)에서 1위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1곳(인천 계양을)에서만 우세했다. 충남 보령-서천과 제주을은 여야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윤 정부 ‘여소야대’ 지형 극복할 발판

관심을 모았던 인천 계양을(개표율 71.43%)에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5.32%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44.67%)에게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에서 여권이 대승을 거두면서 윤석열 정부가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에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 패배를 겪었던 민주당은 대선 때 국민의힘에 비해 득표율이 높았던 경기·인천·세종에서도 우위를 지켜내지 못해 큰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방송사 출구조사와 초반 개표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되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제히 환호했다.

출구조사 발표 뒤 눈시울을 붉혔던 이준석 대표는 “국민께서 보내주신 성원에 너무 감사하고, 무엇보다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 행정 상당한 부분을 담당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표정은 침통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출범 한 달도 안 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는 견제론보다는 (민주당이) 쇄신하겠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았느냐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강원택 서울대(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에 치러져 기본적으로 대통령 선거 때 나온 민심을 확인하는 의미”라며 “정권 교체가 됐음에도 민주당이 반성하거나 변화하려고 하지 않아 패배한 정당처럼 보이지 않은 게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에 그쳐 2002년(48.8%) 이후 지방선거에선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이 유리하다‘는 정치권 통설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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