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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겸손·책임감 강조”…국민의힘은 축제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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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대통령실은 6·1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일 오전 공식 성명이 나갈 예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겸손한 태도와 무거운 책임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공식 일정이 없었던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천안함 로고(PCC-772)가 적힌 티셔츠와 모자 차림으로 일반에 공개된 청와대를 깜짝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의 첫날인 만큼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하겠다’는 대통령의 다짐을 전하는 계기가 됐다”고만 알렸다.

대외적인 메시지가 없었던 대통령실은 겸손과 민생을 언급하며 종일 표정을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보다 겸손하게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부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참모는 “대통령 취임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를 개방하고,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여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도록 독려하는 등 소통과 통합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과 적기의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지급 등 안보와 민생 챙기기에도 힘을 쏟았다는 게 이 참모의 설명으로, ‘윤석열 이펙트(effect·효과)’가 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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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축제 분위기였다.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설치된 개표 상황실에 모인 당 지도부는 방송 3사와 JTBC의 출구 조사 발표 직후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이준석 대표는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 행정의 상당한 부분을 담당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새 정부가 출범 20일밖에 안 돼 표를 몰아줬다고 판단한다. 항상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했다.

취임 22일 만에 치른 첫 전국 단위선거를 승리로 장식한 윤 대통령으로선 주요 국정과제를 추진해 갈 동력을 얻게 됐다. 선거를 진두지휘한 권 원내대표 등 친윤석열계 인사들의 당 장악력이 커지면서 당정관계의 안정성도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지방선거를 의식해 뒤로 미뤄둔 여성가족부 폐지가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편 문제부터 수면위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또,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기업 활성화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갈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물가와 금리, 환율이 뛰고 경기 둔화 우려까지 커지는 경제 복합위기 대처가 당면 과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임 정부가 추진한 소득 주도 정책을 폐기하고 민간 주도의 성장 패러다임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 당선된 광역자치단체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여야 의원과의 식사 자리를 이어가는 등 정치권과의 스킨십 범위도 넓힐 예정이다. 지방 권력을 상당 부분 가져오긴 했지만,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고려해 통합·협치의 정치에도 더욱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외치(外治) 행보도 본격화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관련해 “6월 말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NATO 정상회의에선 한·미나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간 조용한 내조를 표방해 온 김건희 여사의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부속실 행정관 1명에 자신이 경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직원 1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퍼스트레이디’ 행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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