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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 '배트맨' 못지 않게 '로빈'의 활약이 중요하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최강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은 주포 손흥민의 활약 못지 않게 그를 도울 동료 선수들의 분전이 필수적이다. [뉴스1]

세계최강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은 주포 손흥민의 활약 못지 않게 그를 도울 동료 선수들의 분전이 필수적이다. [뉴스1]

“브라질전은 배트맨보다 로빈이 살아나야 좋은 흐름이 나올 것 같다.”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의 A매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일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배트맨은 주포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로빈은 공격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공격수들을 각각 의미한다. 손흥민이 브라질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뚫고 공격 포인트를 쌓으려면 토트넘에서처럼 동료들이 지원사격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 빛나는 당대 최강이다. 공격과 허리, 수비까지 어느 포지션을 봐도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하다. 오는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한국이 경쟁력을 냉정히 짚어볼 수 있는 기회다.

쿨루셉스키(오른쪽)와 케인. 올 시즌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을 도운 1등 조력자들이다. [EPA=연합뉴스]

쿨루셉스키(오른쪽)와 케인. 올 시즌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을 도운 1등 조력자들이다. [EPA=연합뉴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손흥민이 23골을 몰아넣으며 득점왕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생의 부부’라 불리는 해리 케인과 ‘특급 도우미’ 데얀 쿨루셉스키가 있었다.

과거 토트넘은 델리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케인까지 4총사가 공격을 이끄는 이른바 ‘DESK’라인을 가동해 재미를 봤다. 이후 알리와 에릭센이 이적하며 사실상 손흥민과 케인의 투맨쇼로 진행되던 토트넘의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은 인물이 쿨루셉스키다.

지난 2월 쿨루셉스키가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입단한 이후 세 선수는 득점과 도움에서 황금비를 이루며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상대 수비의 시선을 적절히 분산하는 한편, 질 좋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 찬스를 합작했다. 손흥민이 15골과 4도움으로 골 사냥을 주도하는 동안 케인이 11골에 7도움을 보탰다. 쿨루셉스키는 5골에 8개의 도움으로 두 골잡이를 든든히 받쳤다.

손흥민과 함께 A대표팀에서 '황손 트리오'를 결성한 황희찬(맨 왼쪽)과 황의조(가운데). 김성룡 기자

손흥민과 함께 A대표팀에서 '황손 트리오'를 결성한 황희찬(맨 왼쪽)과 황의조(가운데). 김성룡 기자

이제껏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조력자 역할은 황의조(보르도)와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맡았다. 세 선수의 성을 딴 ‘황손트리오’를 결성해 한국 축구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진두지휘했다. 서로 플레이스타일이 달라 조화롭고 호흡도 잘 맞는다.

변수는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막바지에 경기력 저하 현상이 도드라졌다는 점이다. 황의조는 소속팀의 2부 리그 강등을 막지 못했고, 황희찬은 팀 공격 전술 내에서 입지와 역할이 축소됐다.

프로축구 군인 팀 김천 상무 공격수 조규성(오른쪽)과 권창훈. [사진 김천 상무]

프로축구 군인 팀 김천 상무 공격수 조규성(오른쪽)과 권창훈. [사진 김천 상무]

두 선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벤투 감독이 ‘플랜B’로 꺼내들 만한 옵션으로 스트라이커 조규성과 2선 공격수 권창훈이 있다. 두 선수 모두 프로축구 K리그의 군인팀 김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A매치에서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유럽파 못지않은 경쟁력을 선보인 바 있다.

1일 브라질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의조는 “리그1(프랑스 1부) 무대에서 뛰며 네이마르, 마르퀴뇨스(이상 파리생제르맹) 등 브라질의 주력 선수들과 겨룬 경험이 있다”면서 “브라질은 강하고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우리도 충분히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1일 브라질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의조. [사진 대한축구협회]

1일 브라질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의조.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편 손흥민의 공격 역량을 극대화하려면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핵심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의 대체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벤투호는 그간 김민재-김영권(울산) 듀오를 중심으로 디펜스라인을 다듬어왔다. 수비가 불안하면 손흥민이 공격 지역을 벗어나 내려서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질 좋은 득점 기회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지수(김천)마저 부상으로 낙마하며 권경원(감바 오사카)과 정승현(김천)이 김민재의 대체재 역할을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1일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의 경쟁력은 익히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의 전략은 이전과 조금 다를 것이다. 특히나 (주축 수비수 김민재 공백에 따른) 달라진 수비 프로세스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등번호 4번)의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는 게 6월 A매치를 앞둔 축구대표팀의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뉴스1]

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등번호 4번)의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는 게 6월 A매치를 앞둔 축구대표팀의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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