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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람·페보다 빠른 전기차냐, 31인치 TV 달린 ‘극장車’냐…신차 대전 ‘후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쌍용자동차가 프로젝트명 ‘J100’으로 개발해 온 신차명을 토레스(TORRES)로 확정하고 오는 7월 출시한다. 사진은 토레스 티저 이미지. [사진 쌍용차]

쌍용자동차가 프로젝트명 ‘J100’으로 개발해 온 신차명을 토레스(TORRES)로 확정하고 오는 7월 출시한다. 사진은 토레스 티저 이미지. [사진 쌍용차]

자동차부품 수급난으로 출고 적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주요 자동차 업체가 신차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전기차와 수익성이 좋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하반기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는 중형 SUV를 중심으로 신차를 내놓아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장 쌍용자동차가 다음 달 중형 SUV 토레스를 출시한다. 법정관리와 인수 무산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쌍용차가 신차를 선보이는 건 3년 만이다.

국내 시장에서 맞수인 한국GM이 이달 초 선보이는 이쿼녹스도 토레스와 동급이다. 과거 디젤 차량을 판매했던 한국GM은 이번엔 가솔린차를 수입해 판매한다. 가솔린 모델만으로 출시하는 토레스와 정확히 수요층이 겹친다.

한국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이쿼녹스(EQUINOX)를 다음 달 출시한다. [사진 한국GM]

한국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이쿼녹스(EQUINOX)를 다음 달 출시한다. [사진 한국GM]

국산차·수입차 하반기 신차 대전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올해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올해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 르노코리아]

소형·준중형 SUV 시장에서도 일합을 예고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 하이브리드는 올해 르노코리아가 국내에 선보이는 유일한 신차다. 또 기아 소형 SUV 셀토스가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폭스바겐의 고성능차 골프 GTI도 가세한다. 아우디는 준중형 해치백 A3와 소형 SUV Q2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 준중형 레저용 차량(RV) BMW2 시리즈 액티브투어러도 조만간 국내에 등장할 예정이다.

차내에 샴페인 수납용 냉장고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SV는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차내에 샴페인 수납용 냉장고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SV는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하반기 대형 SUV 시장은 수입차의 독무대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플래그십 SUV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브랜드 최상위 모델 레인지로버 SV를 출시할 예정이다. 5세대 레인지로버는 신규 차체 플랫폼(MLA플렉스)을 적용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차체 구조가 단단하다. 레인지로버 SV의 경우 차내에 샴페인 수납용 냉장고나 전용 잔 등을 구비해 ‘항공기 일등석’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BMW의 대형 SUV X7도 오는 4분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포르쉐의 준대형 SUV 카이엔 플래티넘 에디션도 출격을 대기 중이다.

이처럼 하반기 신차가 SUV 차종에 대거 몰린 건, 국내 최강자 현대차가 줄줄이 세단 시장 공략을 선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그랜저가 연말 7세대 신차를 선보인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서 위장막을 덮어쓰고 시험주행 중인 7세대 그랜저가 포착되기도 했다. 그랜저는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8만9084대가 판매돼 5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도 중형(G70 슈팅브레이크)과 대형(G90)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중형 세단 G70을 기반으로 적재 공간을 확장한 왜건형 모델이다. 이르면 다음 달 출시한다. 지난해 말 4세대 모델을 선보인 G90도 하반기 상품성 개선이 예고돼 있다.

중형 세단 G70을 기반으로 적재 공간을 확장한 왜건형 모델,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사진 현대차]

중형 세단 G70을 기반으로 적재 공간을 확장한 왜건형 모델,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사진 현대차]

아이오닉6·벤츠 EQB 정면 대결  

렉서스의 첫 순수전기차 모델 UX 300e가 오는 6월 16일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 도요타코리아]

렉서스의 첫 순수전기차 모델 UX 300e가 오는 6월 16일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 도요타코리아]

수입 친환경차 시장 공략의 하반기 선봉장은 도요타의 고급브랜드 렉서스다. 당장 다음 달 15일 준중형 SUV UX 시리즈의 순수전기차 모델과 중형 SUV NX 시리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국내에 투입한다. UX 시리즈의 순수전기차 모델과 NX 시리즈의 PHEV 모델이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는 BMW가 11월 선보일 i7이다. 뒷좌석 천장에 31.3인치(79.5㎝) 길이의 와이드 스크린을 선택 사양으로 적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 픽셀로 화면을 구성하는 8K 수준의 고해상도를 제공한다. 웬만한 가정용 TV 뺨치는 모니터가 차체에 설치되면 자동차 실내공간을 극장처럼 이용할 수 있다.

BMW코리아가 11월 선보일 i7은 뒷좌석에 31.3인치 스크린을 설치해 차내에서 영화관처럼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BMW코리아]

BMW코리아가 11월 선보일 i7은 뒷좌석에 31.3인치 스크린을 설치해 차내에서 영화관처럼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BMW코리아]

BMW의 ‘맞수’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 SUV EQB와 중형 세단 EQE를 준비 중이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는 EQB가 313㎞, EQE가 660㎞다.

이 중 EQE는 현대차가 10월 안팎 선보일 예정인 아이오닉6와 동급이다. 아이오닉6는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했던 콘셉트카 ‘프로페시’의 양산형 전기차다. 국내 중형 전기세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현대차가 맞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드래그 레이스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는 기아 EV6 GT. 400m 시점에서 EV6 GT는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을 제치고 2등으로 통과했다. [사진 기아]

드래그 레이스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는 기아 EV6 GT. 400m 시점에서 EV6 GT는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을 제치고 2등으로 통과했다. [사진 기아]

전기 SUV 시장에선 기아가 오는 9월 EV6 GT를 공개한다. 기아가 지난해 공개한 드래그 레이스 영상에서 포르쉐 911 타르가4, 람보르기니 우루스, 페라리 캘리포니아T 등을 제치며 논란이 됐던 바로 그 전기차다. 기아 EV6 GT는 584마력의 동력성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5초에 불과하다.

이 밖에 아우디가 Q4 e-트론을, 폭스바겐이 ID.4 등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1억원을 초과하는 고급 전기차 시장의 46%를 점유하고 있는 포르쉐 타이칸도 하반기 신규 트림(타이칸GTS)을 내놓는다.

이종화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제히 신차를 선보이는 분위기”라며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줄줄이 등장하는 신차는 자동차 구매 수요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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