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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국 퍼진 원숭이두창, 코로나19처럼 2급 감염병 지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전세계 31개국에 퍼진 원숭이두창(monkeypox)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2급은 코로나19와 같은 단계로, 확진자가 발생하면 격리와 신고를 의무적으로 해야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감염병 위기 경보도 ‘관심’단계로 발령했다.

위기 경보도 발령

질병관리청은 31일 오후 원숭이두창 관련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AP=연합뉴스

원숭이두창. AP=연합뉴스

먼저 원숭이두창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을 추진해 향후 2급 감염병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감염병은 현재 위험도에 따라 1~4급으로 분류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이 1급, 결핵, 수두, 홍역 등이 2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코로나19는 당초 1급이었다가 최근 2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2급 감염병이 되면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감염병 진단 시 24시간 이내 신고해야 한다.

이형민 질병청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1급 감염병은 생물테러감염병이거나 급속한 확산이 전제된다”며 “위험도 평가를 봤을 때 그 정도 상황으로 보이지 않지만 환자 격리 조치 등을 수반할 수 있는 2급 감염병으로 지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고시 개정에 일주일가량 걸리는 만큼 내달 8일께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고시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1급 감염병에 해당하는 신종감염병증후군에 준해 선제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국내 유입될 경우 격리 등의 조치를 빠르게 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또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으로 발령했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코로나19는 발생 이후인 2020년 2월부터 현재까지 심각 단계이며, 메르스는 2018년부터 관심 단계에 있다. 질병청은 “관심은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시 발령하는 조치”라며 “발령에 따라 오늘(31일)부터 대책반을 가동해 각 나라의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지자체, 의료계, 민간 전문가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환자 감시 및 의심 사례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또 “현재까지 국내서 확인된 발생 사례는 없다”면서도 “이후 국내에서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원숭이두창이 향후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질병 자체의 영향력은 낮으나 고위험 집단에서는 위험도가 ‘중간’이라고 평가됐다, 일반인에 대해서는 위험도가 ‘낮음’으로 분석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고위험집단은 적절한 개인보호 장비없이 원숭이두창 확진자 또는 의심환자와 접촉한 사람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 여행 시 현지에서 유증상자나 설치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하고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을 지켜달라”며 “원숭이두창 발생 지역에서 귀국 후 21일 이내 발진, 발열 등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 방문 전 질병청 콜센터(1339)로 문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이날까지 전세계 31개국에서 473명의 누적 환자와 136명의 의심자가 보고됐다. 5월 이후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풍토병이 아닌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환자가 확인되고 있다. 사망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WHO는 29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해 보통 위험(moderate risk)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WHO 위험평가 분류는 ▶0단계 매우 낮은 위험 ▶1단계 낮은 위험 ▶2단계 보통 위험 ▶3단계 높은 위험 ▶4단계 매우 높은 위험 등 5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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