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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반등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롯데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래리 서튼 감독. [연합뉴스]

롯데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래리 서튼 감독. [연합뉴스]

아름다운 4월, 끔찍한 5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이 한 달만에 사그라들었다. 6월의 롯데는 반등할 수 있을까.

오래된 롯데의 별명 중 하나는 '봄데'다. 시범경기에서 유독 강했지만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성적이 나빠서였다. 시범경기에선 무려 11번이나 1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성적도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롯데는 '봄데'가 아니었다. 4월까지 승률 5할을 넘긴 건 2015년(14승 11패)이 마지막이었다.

올해 롯데는 봄에 강한 팀으로 돌아왔다. 6할 승률(14승 1무 9패)을 넘어서면서 2위로 4월을 마쳤다. 내야수 한동희는 롯데 선수로는 무려 4년 7개월 만에 월간 MVP를 수상했다. 새로 영입한 왼손투수 찰리 반즈는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65를 기록하며 팀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도 4월에만 3승을 챙겼다. 5년 만에 가을 야구를 기대하는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하지만 날이 따뜻해지면서 롯데는 무섭게 추락했다. 지난주(5월 24~29일)엔 여섯 경기를 모두 지면서 7위(30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5월에는 8승(17패) 밖에 올리지 못했다. 5위 두산 베어스와 2.5경기 차라 낙담할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 내용이 너무 나쁘다.

롯데는 4월 팀 타율 1위(0.265)였다. 한동희는 물론 은퇴를 앞둔 베테랑 이대호가 맹타를 휘둘렀다. 안치홍, 전준우도 제 몫을 하면서 무서운 공격력을 뽐냈다. 그러나 5월에는 팀 타율 꼴찌(0.240)로 내려앉았다. 한동희, 전준우, 정훈이 나란히 부상으로 빠진 게 컸다. 30일엔 내야수 김민수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조세진, 황성빈, 이호연, 한태양 등 젊은 야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가 홈런(9개)을 치기 시작했지만, 10개 구단 중 최소인 경기당 3.6득점에 머물렀다.

마운드는 더 심각하다. 팀 평균자책점(3.00→4.78)이 급락했다.4월까지 8승을 합작하며 짠물 투구를 이어갔던 반즈와 박세웅은 나란히 4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박세웅은 2승, 반즈는 1승 추가에 머물렀다. 개막 전부터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애를 먹인 글렌 스파크맨(1승 2패 평균자책점 5.30)은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롯데 불펜은 지난 시즌 35세이브를 올린 김원중 없이도 순항했다. 평균자책점 4위(3.08)에 올랐고, 임시 마무리 최준용이 뒷문을 걸어잠궜다.

하지만 김원중이 복귀한 뒤 오히려 구원진이 흔들렸다. 김원중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고 평균자책점 6.97을 기록한 뒤 다시 2군으로 갔다. 김원중이 오면서 보직이 흔들렸던 최준용도 주춤했다. 김대우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김유영도 부진하다.

좋은 성적 뒤에 가려졌던 수비도 민낯을 드러냈다. 롯데는 지난해 타구처리율(DER·Defensive Efficiency Rating·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만들어낸 비율) 최하위(0.675)였다.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0.659로 9위다. 롯데보다 아래인 팀은 한화 이글스 뿐이다. 실책(45개·4위)도 적지 않다.

희망적인 부상자들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거다. 서튼 감독은 "빠르면 주중 3연전(LG 트윈스)부터 한동희가 복귀한다"고 했다. 한동희는 지난 22일 옆구리 통증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정훈과 전준우도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타격 훈련에 참여했다. 세 선수가 가세하면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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