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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인텔 갤싱어, 세계 반도체 1·2위 ‘서울 회동’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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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재용(左), 겔싱어(右)

이재용(左), 겔싱어(右)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펫 겔싱어 미국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서울에서 만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세계 1·2위 반도체 회사의 최고 실력자가 만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지 열흘 만에 겔싱어 CEO가 이 부회장과 면담하면서 두 회사와 한·미 반도체 업계의 경쟁·협력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30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두 시간 정도 겔싱어 CEO와 만나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PC·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인텔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반도체회사(IDM)인 삼성전자와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2위를 다툰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94조1600억원(지난해 환율 기준 82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인텔(790억 달러)을 제치고, 2018년 이후 3년 만에 1위에 올랐다.

두 회사는 파운드리에서 맞대결을 예고한 상태다. 겔싱어 CEO는 지난해 3월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부회장 역시 2030년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인텔이 주력 제품인 CPU를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 칩셋 등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에 위탁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와 협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두 CEO의 회동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이 함께했다. 겔싱어 CEO는 이들과 만나 디스플레이, 모바일경험(MX) 사업부와도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는 인텔의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을 탑재했다.

재계는 이번 만남 이후 두 회사의 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봤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인텔이 차세대 제품 개발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겔싱어 CEO가 각국을 다니며 고객사 상황을 살피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텔 측은 겔싱어 CEO의 한국 일정은 비공개라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동행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는 따로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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