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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KTX 세종역 재추진” 최민호 “조치원역 정차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20면

방송사 주관 세종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포즈를 취했다. 세종시장 선거는 행복도시건설청장 출신 두 후보가 격돌한다. [연합뉴스]

방송사 주관 세종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포즈를 취했다. 세종시장 선거는 행복도시건설청장 출신 두 후보가 격돌한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오후 세종시 세종시청 앞 D부동산 중개업소. 업소 대표와 고객 2~3명에게 “이번 선거에서 시장은 누굴 뽑을 거냐”고 물었다. 중개업소 최모(57·여) 대표는 “이춘희 시장이 너무 오래 한 것 같다”며 “최민호 후보가 능력이 있는 거 같아 찍어주겠다”라고 했다.

반면 고객 오모(49·여)씨는 “민주당을 줄곧 지지했고, 현 시장이 무난하게 한 거 같아 한 번 더 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근 김밥집에서 만난 세종시민도 의견이 비슷했다. 60대 김밥집 주인은 “윤석열 대통령 때처럼 국민의힘을 밀어주고 싶다”고 했고, 30대 고객은 “민주당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장 선거는 ‘세종 전문가’임을 자임하는 인물끼리 양자 대결 구도다. 3선 연임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춘희(66) 후보와 국민의힘 최민호(65) 후보는 모두 세종시 건설을 책임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을 지냈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 최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에 각각 행복청장으로 일하며 세종시의 밑그림을 그렸다.

전북 고창 출신인 이춘희 후보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건교부 차관 등을 지냈다. 대전 출신인 최민호 후보는 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졸업,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으로 일했다. 두 후보는 “세종시가 진정한 ‘행정수도’로 자리 잡으려면 내가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공공청사를 짓고 정부 기관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았지만, 앞으로는 경제와 문화예술, 주거와 교통 등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민호 후보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는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분원 설치만 갖고는 부족하고, 자족 기능을 갖춘 미래전략중심도시가 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된 세종교육특구 시범 지정과 경제특구 지정 같은 특색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지역 핵심 이슈인 KTX역(驛)설치와 세종보 철거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 후보는 “KTX 세종역 신설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 후보는 “KTX역 신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부선 조치원역에 KTX를 정차시키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KTX 세종역 신설은 그동안 선거 때 단골 메뉴였지만, 국토부는 “경제성이 없고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며 불가 방침을 정했다.

세종보(洑) 문제와 관련, 최 후보는 “세종보는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과 별개로 만든 것인데 4년 전 개방한 채 방치하고 있다”며 “보 개방으로 세종호수공원은 물론 세종시 전역에 물 공급이 잘 안되고 있으며, 세종보로 물을 담아 공급하면 될 일을 굳이 금강에 100억원을 들여 지하수(복류수)를 파서 공급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세종보는 제가 행복도시건설청장 시절에 설치하자고 행복도시건설계획에 반영했다”며 4대강 사업과 무관함을 인정했다.

이번 세종시장 선거는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윤석열 정부 의지 ▶오랫동안 세종시를 장악해온 민주당 세력에 대한 지지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를 세종에서 개최한 것 등도 표심에 영향을 줄 거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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