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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문재인 욕하는 유튜버 끊을 때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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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집회, 1인 시위에 항의하는 마을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2.5.25 연합뉴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집회, 1인 시위에 항의하는 마을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2.5.25 연합뉴스

1.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 욕설 시위자를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평산마을 비서실은 30일 ‘주민들의 일상을 짓밟는 반이성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 마을 어르신들은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 현장은 심각해 보입니다.
비서실은 현장 시위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확성기를 통해 울려퍼졌습니다. 실제로 주민들도 매일 경찰에 수십건씩 민원신고를 하고, 마을 곳곳에 ‘시끄러워 못살겠다’ 플래카드도 내걸고, 직접 맞불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만..역부족입니다.

3. 문재인의 딸 다혜씨가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28일 트위터.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증오와 쌍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이제 부모님은 내가 지킬 것이다.’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나설 명분 있는 사람이 자식 외 없을 것 같았다..현실은 참담과 무력. 수적으로 열세. 집안에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다.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트!’

4.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평산마을 시위대는 대부분 전문꾼들입니다. 지난 몇년간 서초동 대법원과 검찰청 주변 아스팔트에서 단련된 사람들로 보입니다. 관련법을 잘 알기에 고소고발한다고 해서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5. 대개 극우보수 유튜버에게 이런 시위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극우보수 유튜버들은 이런 자극적인 시위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서 돈을 법니다. 극우보수 성향의 구독자들이 후원금을 내기도 하고, 광고로 돈을 벌기도 합니다. 자극체감의 법칙에 따라 구독자들은 점점 더 강한 자극에 돈을 던집니다. 한국은 정치 유튜버의 천국입니다. 생존을 포기하긴 어렵습니다.

6. 문제는..이런 동영상이 증오의 정치를 확대재생산한다는 점입니다.

상위권 유튜버의 구독자는 수십만을 헤아립니다. 무책임한 자극이 1차적으로 수십만에게 전달되며, 이는 다시 구독자의 SNS를 통해 지인 수백만에게 뿌려집니다. 빛의 속도로 퍼지는 욕설과 선동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이버 세상을 형성합니다. 반대로 진보성향 역시 극좌로 흐르면서 정치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7. 문재인 입장에선 ‘모욕’혐의로 시위자를 고소하는 방법밖엔 없을 겁니다. 해결은 난망이지만.

경찰이 소극적이긴 하지만..사실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물러날 시위대들도 아닙니다. 집시법 위반이라해도 벌금 몇십만원에 불과합니다. 그 과정을 자극영상으로 만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독특한 생존법입니다.

8. 가장 효과적인 해법은 유통망 감시입니다.

유해 동영상 규제는 정부의 책무입니다. 과학기술부ㆍ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 시대에 뒤처진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가장 막강한 유통플랫폼(유튜브)이 사실상 무방비상태입니다. 정권의 이념성향과 무관하게 시급합니다.

9.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이 깨어야 합니다.

극우보수 유튜버 급성장의 계기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은 극우보수의 성장동력이었습니다. 그 결과 보수정권이 탄생했습니다.
문재인이 진짜 '죄인'이면 법의 심판을 받을 겁니다. 유튜버의 자극 동영상은 끊을 때가 됐습니다.
〈칼럼니스트〉
20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