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정부 출범 후 첫 ‘한·일 경제인회의’…“경제공동체 염두에 둬야”

중앙일보

입력

30일 한일 양국을 화상으로 연결해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양측 참석자들이 화상으로 연결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삼양홀딩스]

30일 한일 양국을 화상으로 연결해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양측 참석자들이 화상으로 연결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삼양홀딩스]

한국과 일본 경제인 270여 명이 30일 화상으로 만나 경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일간 대규모 경제계 교류 행사다.

한일경제협회와 산업기술협력재단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과 일본 도쿄 호텔오쿠라에서 ‘한·일 경제 연계의 새로운 스테이지’를 주제로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열었다. 이 행사는 1969년 시작돼 정치적 갈등이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해마다 빠지지 않고 열렸고, 올해는 예년보다 참석 규모가 컸다.

한국 측에서는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손봉락 TCC스틸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미쓰비시상사 고문), 코지 아사히그룹 회장, 이와타 스마토모화학 사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최세한 캐논코리아 대표 등 110여 명이 자리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와타 경제산업성 대신정무관과 누카가 일한의원연맹 회장도 축사를 했다.

“한·일 양국 경제공동체 염두에 둬야” 

김윤 회장은 “현재 한·일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 저출산을 비롯해 탈탄소 등 새로운 과제는 너무 엄중하다”며 “한국도 일본도 미래의 번영을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공존공영을 위해 지금 바로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한·일 양국 간에는 과거사를 둘러싼 매우 복잡한 현안들이 있고 오랜 갈등으로 남아 있기에, 열린 마음으로 해법을 찾기를 갈망한다”며 “양국의 경제인들이 그 선두에 서서 민간 협력을 잘 이끌어 가고, 양국 정치·외교 분야의 지원이 밑바탕이 돼 예측 가능성을 열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한·일 양국의 경제공동체’를 깊이 염두에 두면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며, 마음으로 느껴지는 협력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사키 회장은 “한·일 관계는 최악으로 불리는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돼 왔으나 지난 10일 하야시 외무상과 박진 외교부 장관의 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악화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협의대표단이 지난달 일본에 왔을 때도 기시다 총리에 대해 ‘해결을 꾀하겠다’는 뜻이 전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간 대화가 진전돼 경제인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한일 양국을 화상으로 연결해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양측 참석자들이 화상으로 연결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삼양]

30일 한일 양국을 화상으로 연결해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양측 참석자들이 화상으로 연결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삼양]

“새 정부 출범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 기대” 

기조연설을 맡은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일본 감독과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 ‘브로커’를 통해 배우 송강호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을 거론하며 “한·일 문화 교류의 값진 성과로 전 세계에 기억될 것”이라고 평한 뒤 “이러한 활동들이 산업 분야에서도 계속 이어진다면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한 실천방안으로 ▶무비자 방문 제도의 조속한 복원 ▶양국 미래지향적 산업 협력 확대 ▶양국 정부 및 기업 공동 민관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경제 연계의 새로운 방향을 담은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들은 “세계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국제적인 경제 제재로 인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엄중한 상황일수록 양국의 협력·연계가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는 ▶경제연계 확대 ▶상호교류 증진 ▶정부에 대한 기대도 담았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양국을 둘러싼 환경은 유사하며 환경 및 에너지, 탈탄소, 저출산 고령화 등 공통 과제가 많다”며 “제3국의 프로젝트 확대를 포함해 에너지 안전 보장 등 한일 경제인은 그간 쌓아온 신뢰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적극 협력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